[기자수첩] 반쪽짜리 성과에 그친 조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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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쪽짜리 성과에 그친 조선업계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8.12.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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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수주 훈풍에도 반쪽짜리 성과를 내는 데 그쳤다. 2018년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아직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매듭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극심한 수주 가뭄을 겪었던 두 회사는 올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앞세워 눈에 띌만한 성과를 냈다.

조선업계 맏형인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까지 조선부문에서 총 161척, 137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 수주목표인 132억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가스선 40척(액화천연가스(LNG)선 25척, 액화석유가스(LPG)선 15척)을 비롯해 유조선 64척, 컨테이너선 50척, 벌크선 4척, 호위함 2척, 카페리선 1척 등이다.

대우조선해양도 현재까지 LNG운반선 17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6척, 초대형컨테이너선 7척, 특수선 5척 등 총 45척 약 65억8000만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목표 73억달러의 90%를 달성했다. 조선(상선·특수선) 부문 목표액 55억5000만달러와 비교하면 10억달러 이상을 초과했다.

다만 두 회사는 아직까지 ‘노조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했다. 2019년 새해를 앞두고도 노사간 이견차가 심해 연내 임단협 타결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7.9%의 기본급 인상(14만6746원) 및 250% 이상의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기본급 20% 임금 반납을 고수하다가 최근 내년 말까지 유휴인력 고용 보장, 기본급 20% 임금 반납 철회 등을 담은 안을 노조에 건넸지만 연내 타결 가능성은 낮다. 

대우조선해양 노사도 올해 임단협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 사내 근로복지기금 출연, 사내 하청노동자 처우개선 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임금동결, 정기상여금 월 분할(600%) 및 기본급 전환(100%)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상여금 지급 방식을 놓고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생산직 직원에 짝수 달마다 100%씩 총 600% 지급하던 상여금을 매달 50%씩 지급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 중에 있다. 상여금 지급 주기에 따라 위법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반면 노조는 상여금을 매달 나눠줄 경우 임금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아직 갈 길이 구만리다. 양사 모두 3분기 간신히 흑자를 냈지만, 4분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불투명한 경영환경만으로도 힘든 상황에서 소모적인 노사 갈등은 독일 수밖에 없다. 올해 반쪽짜리 성과에 그친 두 회사가 어려운 경영환경을 고려해 3년치 임단협을 한번에 타결시킨 삼성중공업의 노사 화합을 되새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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