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양매도 ETN’ 전략 통할까…금투업계 “무한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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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양매도 ETN’ 전략 통할까…금투업계 “무한손실 우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8.12.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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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계, “양매도 ETN 전체의 38%, 월간 수익률 ±5% 벗어나…시장 충격 시 손실규모 확대 될 것”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한국투자증권 출신 김성락 본부장과 김연추 팀장을 영입하면서 상장지수채권(ETN) 시장 선두를 따라 잡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중위험·중수익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높아지면서 김 팀장이 설계한 ‘양매도 ETN’ 역시 돌풍을 일으켰지만 업계에선 양매도 ETN의 경우 시장 충격 시 무한 손실이 가능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김 팀장이 설계한 ‘트루(TRUE) 코스피 양매도 5% 외가격(OTM) ETN’은 옵션만기일의 코스피200종가 기준으로 5% 외가격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한다. 쉽게 말해 ‘양매도 ETN’은 증시가 횡보할 때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했는데, 콜옵션(주식을 살 권리)과 풋옵션(주식을 팔 권리)을 동시에 행사해 증시가 오르거나 내릴 때 수익을 낸다.

‘양매도 5% ETN’은 증시가 매월 -5∼5% 구간에서 움직여야 수익이 난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손실이 발생한다. 물론 매월 옵션 전략을 새로 짜기 때문에 전월 손실이 ‘리셋’된다는 장점이 있다. 지수가 하락해도 하락한 지수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손실이 계속 누적되지는 않는 것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가 일정 범위 안에서 횡보하는 흐름을 보이는 과정에서 우수한 수익을 내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상품은 지표가치 총액(발행금액)이 1조원을 넘고 올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55억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중수익·중위험 및 다양한 전략형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것도 한 몫 더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새로운 투자 전략을 도입한 ETN 상품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주식과 회사채 또는 주식과 미국 달러를 결합한다든지, 주식 매수와 공매도를 모두 활용하는 ‘롱쇼트 전략’을 응용하는 식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양매도 ETN’의 경우 지수가 급등락을 보일 경우 무한손실이 가능하다는 데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양매도 5% ETN’의 경우 기초지수 월간 수익률이 ±5% 구간을 벗어나는 경우가 전체의 38%에 달하고, 최대 손실폭이 17.6%로 기초지수(21.0%)와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한다.

ETN 비즈니스에 나서고 있는 사업자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갈리고 있다.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은 한국투자증권의 양매도ETN과 동일한 구조의 상품을 이번달 상장하기로 했으나, 대신증권은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양매도ETN 출시 자체를 보류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큰 손실이 불가피하고, 올 들어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양매도 전략의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도 급락장 뿐 아니라 급등장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등 일반적인 투자상품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투자자 입장에서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양매도 ETN은 분명한 고위험 상품이다”며 “양매도 ETN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알려진 경향이 있는데, 설계 구간을 벗어날 경우 손실은 무한대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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