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아파트 분양 ‘순항’…수요 유입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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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아파트 분양 ‘순항’…수요 유입 활발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8.12.1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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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분양가 12억 초과 아파트 청약경쟁률 22.7 대 1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분양가 4억원 이하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낮아지고 있는 반면, 12억원 초과의 고가 분양은 청약자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고가 아파트 분양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분양 이후 가격 상승에 대한 수요자 기대감이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직방이 금융결제원의 올해 전국아파트 분양가격대별 1순위 청약결과를 분석한 결과 2억~4억원 이하가 7.2대1, 12억원 초과가 22.7대1로 세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그 외 분양가격대별 올해 1순위 청약경쟁률은 2억원 이하가 0.4대1로 가장 낮았다. 4억원 이상 구간은 20대1 이상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저가 분양가일수록 상대적으로 낮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고, 지난해에 비해 올해 청약경쟁률도 낮게 나타났다.

올해 1순위 청약미달률은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4억~6억원 이하와 12억원 초과 분양가격대만 지난해에 비해 하락했다. 분양가 12억원 초과는 0.3%로 가장 낮았다. 분양가 4억원 이상은 높은 청약경쟁률과 낮은 청약미달률로 양호한 분양실적을 올리면서 수요자의 가격 민감도는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순위 미달률은 분양가 2억원 이하가 올해 73.1%, 2억~4억원 이하 30.1%로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격대에서 높게 나타났다. 낮은 분양가격이 청약수요를 유인하기 보다는 입지와 상품의 상대적 열위로 인해 수요가 이탈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올해 6억원 이상의 아파트 분양비중은 11.6%로 10%를 돌파했으며, 지난해 7.8%에 비해 3.8%포인트 증가했다. 분양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2억~6억원 이하 분양가격대의 비중은 올해 86.6%로 지난해의 88.6%에 비해 소폭 줄어들었다. 특히 2억~4억원 이하 분양가격대는 65.1%에서 59.4%로 줄었고 2015년과 비교하면 약 15%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6억원 이상의 아파트 분양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낮은 수준이지만 비교적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억원 이하의 분양비중이 올해 1.7%로 12억원 초과 1.6%와 비슷하게 분양이 이뤄지면서 고가 분양 상품 증가는 최근에 대세가 되고 있다. 높은 분양가에도 양호한 청약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건설사들에게는 분양가 인상에 대한 판매 부담도 줄어들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고가 아파트군을 중심으로 먼저 상승하고 그 외 중저가로 확산됐다. 신규 분양으로 이어지는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강남구와 서초구의 매매가격 상승폭도 컸다. 고가 분양아파트를 주로 공급하는 지역의 매매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고가 아파트 분양도 늘어났다.

분양보증 단계에서 고가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억제하는 것도 청약 수요자들이 고가 아파트 분양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변 기존 아파트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청약 수요가 유입되고 선호도가 높아지는 원인이 된 것. 신규 아파트 선호도가 증가하고, 기존 강남구와 서초구의 신규 아파트 가격 급등도 고분양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 선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됐다.

또 수요자들이 분양가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높은 분양가라도 입지와 상품성이 충분하다면 오히려 가격 수용도는 더 유연해지고, 입지와 상품성이 떨어지면 가격에 상관없이 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경향성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반적인 매매가격의 상승과 신규 분양아파트가 지역 랜드마크가 되면서 가격을 선도하는 양상이 최근에 분양수요자들에 대한 가격 민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다만 이는 호황국면에 나타나는 시장 특성으로 볼 수 있어 향후 시장 트랜드로 굳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고가 분양에 대한 수요자들의 거부감이 줄어들고 가격 유연성도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나는 만큼, 분양보증단계에서 분양가 인하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분양가 인상에 따른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이 반복되면서 매매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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