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고 부르는 ‘안전불감증’은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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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고 부르는 ‘안전불감증’은 현재진행형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8.12.1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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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최근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가 곳곳에서 발생하며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KT 아현지사 통신망 화재, KTX 강릉선 탈선, 온수관 파열사고, 붕괴 위험으로 출입이 통제된 대종빌딩에 이르기까지 ‘안전불감 대한민국’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민생과 직결된 사회기반시설에서 안전사고가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면서 국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불안감에 떨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서북권의 유·무선 통신망과 카드결제 시스템까지 마비시킨 KT 아현지사 통신망도 안전불감증과 관련된 사고였다. IT(정보기술)강국이라는 위상을 무색하게 만든 이 화재는 통신망 하나가 무너지자 공공 업무 전상망 마비까지 야기해 시민들의 일상을 위협했다. 통신 장애로 먹통이 돼 119신고가 제 때 이뤄지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쳐 마포구에서 70대 노인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KTX 강릉선 탈선 사고는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다. 평창동계올림픽 핵심교통망으로 건설된 KTX 강릉선은 개통 1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중대 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지난 3주간 열차사고가 크고 작게 9차례 속출하면서 안전관리 소홀 지적이 있었음에도 대형사고가 발생하면서 코레일의 안전대책이 구멍을 여실히 드러냈다.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탈선사고에도 경상자 10여명에 그친 것은 하늘이 도왔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잇단 온수관 사고는 발밑이 지뢰밭이라는 말이 나온다. 매번 사고 때마다 되풀이 해 온 국민 안전 강조가 여전히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걷고 있는 도로에서 갑자기 펄펄 끓는 물이 솟아 오른다니 참으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내년 3월말까지 사고 위험구간에 대한 보강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계절적으로 난방 수요가 몰리고 있어 언제 어디서 추가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특히 사망자가 발생한 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는 위험징후를 확인하고도 제 때 보강·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무사 안일주의에 빠진 민낯을 여실히 보여줬다.

서울 삼성동 대종빌딩 붕괴위험은 삼풍백화점의 악몽을 연상케 한다. 일하고 생활하는 건물이 갑자기 붕괴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확산일로이다. 인테리어 공사 중 이상 징후를 발생하지 못했다면 자칫 대형사고로 번질 뻔 했다. 이에 시민들은 도로, 건물, 교통수단 그 어느 곳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형국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가 ‘안전한 대한민국’이고 문 대통령도 수차례 국민 안전을 강조해 온 만큼 이번 사고들로 인해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근본적으로 들여다보고, 이를 뿌리 뽑을 특단의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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