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평균 연령 60세” 임금인상에 미숙련공 구조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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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평균 연령 60세” 임금인상에 미숙련공 구조조정 불가피
  • 나기호 기자
  • 승인 2018.12.15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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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29%오른 최저임금에 ‘빚·임금도↑’… 소기업 “내년이 고비”
경기도 성남시 소재한 건축자재 공장에서 현장근로자들이 건설현장에 투입할 자재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빚도, 임금도 올라 내년 업황이 정말 걱정입니다. 사람은 필요한 데 소기업에 눈돌리는 청년들은 없고, 현장근로자 평균나이는 60세가 넘어 섰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소재 도·소매 건축자재 임대업을 영위하는 문재철(62세·가명)대표는 지난 14일 본지와 만나 이같이 밝히고, ‘내년이 고비’라 언급했다.

이 회사는 올해 3명을 줄여 총 26명의 직원들로 구성됐다. 이 중 사무 및 영업직이 8명, 단순노무직은 18명이다. 일반 직원들의 평균연령은 30대 초반인 반면, 현장에서 일하는 단순노무직은 32세 1명 뿐이고, 나머지 17명은 60세부터 73세로 두루 포진돼 있다.

30인 미만의 소기업인 이 회사의 사무직은 최저임금 수준에 맞춘 월급에도 지원하는 청년층이 많았다. 그만큼 고무줄 같은 인력 이탈도 매월 1명씩 발생했다. 반면 제조 및 자재관리에 필요한 현장직은 단순노무 소위 ‘막노동’에 불과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자리해, 문을 두드린 청년층은 올해 ‘0’명, 최근 2년간 단 한 차례 면접이 전부다.

문 대표는 “불경기가 지속되도 인력 수급에 대한 걱정에 취업포털과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워크넷을 이용하고 있다”며 “급여도 초봉 220만원을 책정해 채용에 나섰지만, 청년층 지원은 단 한 건도 없고, 오히려 평균 60세 이상의 정년퇴직자나 막노동에 오랫동안 종사하신 숙련공들이 전부였다”고 호소했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이 불어넣는 인력난은 더욱 심각하다. 업계에 따르면, 9인 미만 기업이 31%, 10인 이상 30인 미만 기업은 24.0%로 중소기업 내에서도 기업 규모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정부도 2012년부터 올해까지 7400여억원을 쏟았지만, 지난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 제조업 분야 인력 미충원율은 21.6%에 달했다.

이 업체의 수익구조는 제조 혹은 매입한 다양한 건축물자재를 건설현장에 공급해 임대료를 받는 형식이다. 지난해 매출은 32억원으로 전년대비 5억원 하락했다. 업무 비중은 건축자재 제조 및 보수와 검수, 그리고 자재를 옮기는 일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건축 현장에 빠른 투입을 위해서는 무겁고 다양한 종류의 자재 관리와 재고능력이 뛰어난 숙련된 베테랑이 요구된다.

문 대표는 “사무직보다 현장 근로자를 우선적 측면으로 대하는 건 여타 다른 중소제조업과 동일하다”며 “청년들의 지원만 보장된다면 빚을 내더라도 자재현장을 단순노무에서 재고관리가 가능한 전문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문 대표의 가장 큰 고민은 인력 감축이다. 2년간 29%나 오른 최저임금 탓에 최근 3년간 4억원의 빚을 지게 됐다. 임금 보존과 사업체 운영을 위해 자택을 담보한 것이다. 또 올 초에는 사무직 2명, 현장근로자 1명 등 3명의 인력을 감축해 간신히 버텼다.

내년에도 문 대표는 임금 인상과 함께 구조조정이라는 안타까운 결말을 예고했다. 문 대표는 “수익성과 위험성 격차가 큰 소기업들은 임금 변화 대응에 취약하다”며 “여기에 종사하는 근로자들 역시 임금에 따른 이직과 생산률 차이가 높은 건 당연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은 오르지만 건설현장의 2,3차 협력사들은 10년 전 납품단가를 받고 있고, 일의 양이 늘고 줄어들 때가 있는데 현재 인력을 계속 유지하기에는 버거운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어쩔 수 없이 미숙련공 2~3명을 감축하고 조금 더 경험 있는 숙련자 1명만 채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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