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인사 키워드…‘위기대응’과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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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인사 키워드…‘위기대응’과 ‘세대교체’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8.12.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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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키워드 ‘쇄신’…‘불확실성’ 가중, 미래 대비 전략
세대교체 통한 침체된 분위기 ‘활력’…안정 속 혁신 강화
(왼쪽부터)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현대차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국내 대표 4대 그룹의 사장단 인사가 마무리됐다. 지난달 28일 LG그룹의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12일 현대차그룹의 인사까지 올해 인사의 방점은 ‘위기대응’과 ‘세대교체’로 모아졌다.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기존 시스템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그룹들은 서둘러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이미 세대교체를 펼친 삼성은 물론 현대차, LG, SK 모두 세대교체를 통해 위기 상황을 효율적으로 대응, 미래 시장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지난 12일 현대차 그룹은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을 제외한 부회장 6명 중 김용환 부회장과 우유철 부회장은 자리를 옮겼고, 양웅철 부회장과 권문식 부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번 인사에 따라 그룹 내 6명이던 부회장이 5명으로 줄었고, 현대차에만 4명이던 부회장직도 두 자리만 남았다. 

여기에 사장단 중 5명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최근 중국 해외영업망 조직의 대대적인 개편과 함께 정의선식 세대교체가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사장단 연령이 평균 60대이던 것이 이번 인사로 50대로 젊어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중국 및 해외사업 부문의 대규모 임원 인사에 이어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인적 쇄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라며 “특히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들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대대적인 인적 쇄신 속에서도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0세 퇴임 룰’을 통해 상당부분 세대교체를 이룬 삼성전자는 올해 비교적 적은 수의 승진 인사를 펼치면서 안정에 무게를 뒀다. 올해는 내년 불확실성을 대비해 조직의 안정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권오현-윤부근-신종균’ 체제에서 ‘김기남(DS)-김현석(CE)-고동진(IM)로 바뀐 3인 체제를 올해도 유지했다. 김기남 부회장만 승진을 통해 실적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받았다.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은 휴대폰 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갖춰진 현 경영진을 중용해 안정 속의 혁신을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의 인사 역시 위기대응을 위한 ‘세대교체’가 주를 이뤘다. 50대 초중반의 젊은 경영진을 전진 배치하면서 승진 인사는 지난해 보다 소폭 줄이면서 내실에 무게를 뒀다.

신임 CEO에는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과 안재현 SK건설 사장, 윤병석 SK가스 사장,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이 선임됐다.

사상 최고 실적 행진을 기록하며 유임이 가능성을 높였던 SK하이닉스 박성욱 부회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장으로 이동하고 그 자리를 이석희 사업총괄이 맡으면서 내년 이후를 대비했다.

SK는 세대교체 및 미래성장 준비를 위해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했다. 신임 임원의 평균연령은 48세로 젊어졌으며 여성 임원들도 8명이나 배출했다.

SK관계자는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하에 딥 체인지 및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이끌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춘 인사를 발탁한 점이 특징”이라면서 “내년도 경영환경이 불확실하지만 끊임없는 혁신과 성장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사장단 인사를 마친 LG그룹은 ‘안정 속 변화’를 선택했다. 당초 재계에서는 지난 6월 취임한 구광모 회장이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구 회장은 안정속에서 세대교체를 준비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을 제외한 5명의 부회장단이 유임했지만 세대교체를 통한 위기 대응의 의지를 분명하게 내비쳤다. 지난해 157명 보다 많은 185명의 승진인사를 통해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배치시켰다.

무엇보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외부 출신의 CEO를 배출했다. LG화학의 새로운 수장으로 3M 출신의 신학철 부회장을 새롭게 영입했으며 LG 경영전략팀장에 베인앤컴퍼니 대표를 지낸 홍범식 사장을 영입하는 등 외부 수혈을 강화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사업포트폴리오 강화, 인재육성 등 지주회사 역할을 강화하며, 계열사의 사업과 사람에 대한 미래 준비 지원에 중점을 두고 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하는 한편, 경영진의 변화를 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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