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가 급감했다. 특히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아파트 거래는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부동산인포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총 7만9433건의 아파트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전년 동기 9만9900건 대비 20.5% 감소한 수준이다.
강남4구는 거래는 거래 감소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강남4구의 거래량은 1만473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1.8%가 줄었다. 같은 기간 비강남권이 13.3% 감소한 것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 이 기간 강남구는 3420건이 거래 돼 전년 동기(6838건) 거래의 반토막에 그쳤다. 송파구도 전년 동기 대비 40.8%가 감소하는 등 서울 전체 거래량 감소폭(20.5%)을 초과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권은 대출 규제로 주택구입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규제에도 불구하고 호가를 낮추지 않았고.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대하는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월별로는 8월 거래량이 1만5092건으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대책이 나온 9월 이후로는 거래가 급감했다. 올해 초에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들로 인해 3월까지 거래가 많았지만 이후로 다시 거래가 감소했다.
지난 8월에 아파트 거래가 많았던 것은 지난 7월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보유세 강화 안이 예상보다 강도가 약했고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와 용산, 강북개발 발언이 이슈 되면서 단기간에 주택 구입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아파트 준공 연식에 따른 거래 비중의 경우 준공 된지 15년 초과~20년 이하의 아파트 거래가 전체의 24%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10년 초과~15년 이하인 아파트가 19%로 거래량이 많았다.
10년~20년사이 아파트의 거래가 많은 것은 갭투자나 리모델링 기대감의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보다 더 노후한 단지의 경우 재건축이 추진 중이면 가격이 높고, 재건축 추진이 안되면 노후해서 수리비 등 예상치 못한 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어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반면 준공 5년 이하 아파트 거래는 불과 7.2%에 그쳤다. 서울 내에 새 아파트가 많지 않은데다 가격대가 높아 매수자들이 자금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됐다.
준공 된지 30년을 넘은 아파트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은 노원구로 서울시 내 준공된 지 30년 초과 아파트 거래평균인 16.4%를 훌쩍 넘은 37.3%를 차지했다. 이어서 도봉구(28.9%), 양천구(25.8%)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노원구는 상계동 등 일대 대거 분포하고 있는 주공아파트, 도봉구 역시 창동 등 일대로 주공아파트들이 분포하고 있다. 양천구는 신시가지 단지들이 30년을 넘어서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아파트를 공급할 만한 부지 또한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올해 서울은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가 이뤄지면서 주변 시세대비 낮은 분양가에 아파트들이 분양되면서 분양시장은 경쟁이 치열했다. 더욱이 강남권은 중도금 대출도 되지 않지만 수십대 1 경쟁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비강남권에서는 1만명 이상 청약자가 몰리는 곳도 있었다.
여전히 주변 시세가 분양가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어 새해에도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은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에는 상승세를 이어갔던 전셋값이 하락하는 곳들이 나오면서 갭투자 하는데도 부담이 따르는 상황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일관된 규제도 추가 주택 구입을 꺼리게 하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서울 부동산 시장은 개발 호재만 터져 나오면 반등 폭이 큰 시장이다.
권 팀장은 “올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이 헤프닝으로 끝났지만 그시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했던 것처럼 실탄을 갖고 있는 잠재적 실수요자, 투자자들은 서울에 많다”며 “서울시의 개발 향방에 따라 시장이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