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분식회계 파장…바이오는 ‘분식회계 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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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분식회계 파장…바이오는 ‘분식회계 온상’?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8.12.12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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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이어 셀트리온도 분식회계 논란
회계 기준 ‘애매모호’…정확한 지침 필요하다는 지적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까지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이면서 바이오업계가 ‘분식회계 온상’이 돼가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모호한 회계 기준으로 혼란이 지속되는 만큼 정부가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정황을 포착하고 감리에 돌입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에 국내 판매권을 되팔아 받은 218억원을 ‘매출’로 처리한 것을 두고 고의 분식회계가 아닌지 조사하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 의약품 생산과 개발을 맡고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판매를 맡고 있다. 셀트리온은 과거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독점적 제품 판매권을 넘긴 상황이다. 하지만 셀트리온이 올해 2분기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국내 판권을 다시 사들이며 218억원을 지급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 금액을 매출로 잡았다. 무형자산인 판권 매각을 매출로 회계처리한 것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입장문을 내고 정당한 회계 처리라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당사가 보유한 전 세계 독점 판매권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활동을 통한 수익은 매출로 판단할 수 있으며 이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회계처리”라고 해명했다. 또한 “국내 거래 구조를 단순화하고 해외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셀트리온과 논의를 진행해왔다”며 “올해 이사회 승인을 통해 셀트리온에 당사가 보유한 국내 판매권에 대해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분식회계 논란으로 상장폐기 위기에 몰렸지만 지난 10일 상장유지 결정이 나면서 구사일생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한 결과, 삼성바이오의 매출·수익성 개선이 확인된 가운데 사업 전망 및 수주잔고·수주계획 등을 고려할 때 기업 계속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바이오업계는 연구개발(R&D)이 필수적인 산업 특성상 판권 등 무형자산을 포함한 기업가치 산정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논란의 소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실제 올 한해 바이오기업들은 R&D 관련 지출을 비용으로 처리할지 무형자산으로 처리할지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번 셀트리온헬스케어 논란의 핵심쟁점도 국내 판권 매각이 영업활동인지 아닌지 여부다. 일각에선 지속성이 없는 일회성 이익을 매출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에 적용되는 회계 기준이 애매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뿐 아니라 어느 기업이든 회계 문제에 걸릴 위험성이 있다”며 “정부가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명한 회계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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