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사지로 내몰리는 취약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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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사지로 내몰리는 취약계층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12.10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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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2개월 연속 경기둔화 진단…내년 더 하락 전망
자영업자·다중채무자, 대출 상환 한계에 몰려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욱 하강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개월 연속 경기 둔화를 진단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자영업자·취약계층을 채무 부담의 한계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KDI는 10일 발표한 ‘경제동향’에서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 증가세도 완만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9~10월 평균 소매판매액과 서비스업생산은 각각 2.7%와 1.9% 증가하는 데 그쳐 민간소비 증가세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99.5)에 비해 무려 3.5포인트가 하락한 96.0을 기록하면서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봤다.

반도체, 석유화학이 이끌던 수출도 증가폭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고 KDI는 우려했다. 실제 11월 수출 증가율은 전월(22.7%)에서 성장세가 크게 축소된 4.5% 증가에 그쳤다. 이는 9~10월 2개월 평균(5.7%)에도 못 미친다.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전문가들은 내년 우리 경제가 2.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가 10월말 전문가 19명을 대상으로 내년도 경제전망을 설문한 결과다. 또 전문가들은 내년도 실업률도 3.9%로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취업자 수는 12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경기 하강 전망이 대두되는 가운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3개 이상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와 자영업자가 가계부채 폭탄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자영업대출은 590조7000억원이다. 자영업대출은 가계대출에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규모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은행권보다 대출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세가 확대됐다. 자영업대출 증가율은 은행이 10.8%인 반면 상호금융 45.7%, 저축은행 41.3%, 여신전문금융회사 15.9% 등으로 조사됐다. 경기 침체로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제2금융권으로 밀려난 자영업자의 신용 리스크가 더욱 우려되고 있다.

411만명에 달하는 다중채무자도 우리 경제의 취약한 고리로 지목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들이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은 493조원이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다중채무자의 1인당 평균 채무금액은 1억 1880만원으로, 비다중채무자 6950만원의 1.7배 수준이다. 특히 다중채무자 4명 중 1명(26.9%)은 신용등급이 7~10등급인 비우량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채무자는 한 금융사에 진 빚을 갚기 위해 다른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는 ‘돌려막기’를 할 가능성이 있어 부실화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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