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위원장 평양 출발 직전·청와대 만남 직후 남북 동시 깜짝발표 나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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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위원장 평양 출발 직전·청와대 만남 직후 남북 동시 깜짝발표 나올 듯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8.12.0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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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김정일 7주기 전 애도분위기 조성...17일 이전 답방 어려워"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사랑채 부근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둘러싸고 시기와 일정 등 추측이 쏟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북측으로부터 받은 답변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북측의 요청에 따른 불가피한 행동이라는 관측이 많다. 1인 지배체제 특성상 최고지도자의 신변 보호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북한이 청와대에 '엠바고'를 요청했고, 청와대가 이를 수용해 출발 당일 알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9일 현재 유력한 발표 날짜로는 18일과 13일이 꼽힌다.

▮4.27회담도 9.18회담도 北 당일 발표

청와대는 9일 김 위원장 답방과 관련해 "지금까지 진척된 상황도 없고, 발표할 것도 없다"고 밝혔지만, 깜짝 방문 시나리오는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김 위원장 답방 발표 시점과 관련, 유력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올해 남북회담 때 북측이 했던 것처럼 출발 당일 아침에 발표하거나, 북중정상회담 때처럼 정상 간 만남이 이뤄진 직후 발표하는 시나리오다.

첫 번째 시나리오와 관련, 김 위원장의 동선은 북한 내부나 대외에 당일 알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서 지난 4월과 9월 정상회담 당시 청와대는 최소 2주 전에 회담 날짜를 일찌감치 공개했지만 북한에서는 회담 당일에야 알려졌다. 1차 회담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당일인 4월 27일 오전 6시께 "김정은 동지께서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북남 수뇌상봉과 회담을 위하여 새벽 평양을 출발하시었다"고 보도했다. 9월 평양정상회담 때도 회담 당일인 18일 오전에야 보도했다.

▮5.26회담 때는 하루 뒤 공개

이와 달리 번개팅으로 불렸던 5.26 남북정상회담 때는 하루 뒤인 27일 개최 사실이 공개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며 "어제 논의한 내용을 오늘 발표하게 된 것은 김 위원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남북이 김 위원장의 방남 날짜를 극비로 다룰 경우 정보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올해 김 위원장의 세 차례 방중(3월 25~28일, 5월 7~8일, 6월 19~20일) 사실도 김 위원장이 중국에 도착한 당일이나 회담이 끝나고 하루 뒤에 공개될 만큼 극비로 진행된 바 있다. 첫 번째 방중 때는 김 위원장이 북한에 돌아온 28일에야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언론매체가 공식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성남공항에 도착한 김 위원장이 청와대로 이동해 문 대통령과 만남 이후 김 위원장 답방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바로 두 번째 시나리오다.

▮깜짝발표 답방 반대 시위 차단 효과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답방 발표를 보류하고 있다면, 이는 1인 지배체제의 특성상 김 위원장의 동선을 극비 취급하는 북측의 입장을 고려한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안보 관리 등에 유리하다는 면이 작용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 위원장의 답방 사실을 당분간 알리지 말아달라는) 북측의 요청을 우리 정부는 수용했을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로서도 사전에 발표할 경우 김 위원장에 대한 반대시위가 크게 일어나면 분위기 등 여러모로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답방 시기 18일 이후 유력

답방 시기는 18일 이후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달 중순부터 김 위원장 일가의 기념일들이 몰려 있는 점이 고려되고 있다. 17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7주기, 24일은 김 위원장의 조모인 김정숙의 생일이자 김 국방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일이다.

정 본부장은 "북한 입장에서 지도자의 생일이나 기일은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일 위원장 기일이라면 당연히 북한 전국가적으로 애도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런데 그 전에 서울답방을 하게 되면 애도 분위기 조성될 수 있겠나"라며 "북한의 정치문화를 생각할 때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18일 이후에 다녀오는 것이 북한에게도 좋다"며 "애도 분위기를 마무리한 뒤 서울답방을 통해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여기서 나온 성과를 가지고 곧 있을 1월1일 신년사에 반영하거나 2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데에 징검다리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13일 답방설도 꾸준히 제기돼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2박 3일간 갑작스런 리영호 북한 외무상의 방중도 18일 이후 답방설을 뒷받침한다는 관측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리 외무상이 지난 1일 있었던 미중정상회담 결과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북미 고위급 회담 추진 등 현안에 대한 중국측의 입장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면 김 위원장이 이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답방 날짜를 결단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김 위원장이 이번주 답방할 가능성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한 언론은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13일이 유력시된다"며 "청와대 경호처와 군·경이 합동으로 김 위원장 방남에 따른 경호처와 의전 준비에 돌입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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