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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부회장 美요구로 캐나다서 체포…中 “즉각 석방”美, 대이란 제재 위반 수사…미·중 무역협상 ‘악재’ 작용 가능성
멍완저우.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됐다. 이번 사건이 갓 재개된 미중 무역협상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화웨이 임원 체포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회동해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직후 돌출된 것이다.

화웨이가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인 데다 체포된 인사가 화웨이를 세운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지니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멍 부회장은 현재 이사회 이사 겸 최고경영자(CEO)인 부친의 뒤를 잇는 후계자가 될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지는 인물이다.

이번 사건이 갓 재개된 미중 무역협상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거래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멍 부회장은 미국 당국의 요청으로 밴쿠버에서 체포됐으며 미국에 인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언 매클라우드 캐나다 법무부 대변인은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드 메일에 “멍완저우는 지난 1일 밴쿠버에서 체포됐다”며 “미국이 인도를 요구하는 인물이며 보석 심리일은 7일로 잡혀있다”고 말했다. 멍 CFO가 요청한 보도 금지가 발효된 만큼 추가적인 내용은 제공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중국 외교 당국도 멍 부회장이 체포된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주캐나다 중국 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캐나다 경찰이 미국과 캐나다의 어떤 법률도 위반하지 않은 중국 국민을 미국 요청으로 체포했다”며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에 중국은 결연한 반대와 강력한 항의를 표시한다”고 했다.

대사관은 이어 중국 측이 캐나다와 미국 측에 외교적으로 이미 항의했다면서 즉각 잘못을 바로잡고 멍 여사에게 신체의 자유를 돌려주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대사관은 "우리는 사태 발전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일련의 행동으로 중국 국민의 안전과 합법적 권익을 단호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6일 오전 낸 성명에서 “회사 측은 멍 여사가 어떤 잘못된 일을 했는지 알지 못하며 멍완저우의 혐의와 관련해서 매우 적은 정보를 제공받은 상태”라며 “캐나다와 미국의 사법 체계가 최종적으로 공정한 결론을 낼 것으로 기대하며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관련법 등 소재국의 모든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일제히 미국과 캐나다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오후 사설에서 “미국이 무뢰한 같은 수법으로 화웨이를 짓밟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부단히 악의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을 제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멍 부회장이 체포된 정확한 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가 이란 제재 위반 의혹에 연루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수사당국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위반해 이란과 다른 국가들에 제품을 판매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여왔다. 지난 4월 이런 사실이 보도되자 중국 정부는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를 표하며 미국을 비판했다.

또 미국이 2012년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와 ZTE에 대해 미국 내 통신망 장비 판매를 금지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화웨이와 관련해 국가안보 위협 이슈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의 5G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이미 취했다.

한편 영국 통신사 BT는 최소 2년 내로 핵심 4세대(4G)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퇴출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이는 화웨이 장비를 인프라의 중심부에 두지 않는다는 BT 내부정책을 이동통신 사업 부문에서도 따르기 위한 것이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27@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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