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 한옥의 현황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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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 한옥의 현황과 시사점
  • 신치후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국가한옥센터장
  • 승인 2018.12.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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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후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국가한옥센터장.

[매일일보] 한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이어지면서 주변에서 한옥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한옥 등 건축자산진흥에 관한 법률’과 같은 제도마련·한옥기술개발 R&D사업·한옥전문인력 교육사업·홍보와 같은 한옥진흥정책의 기반을 구축해 지자체의 한옥공공건축물에 지원하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조례를 마련해 주로 개별한옥 신축과 수선에 대하여 지원에 나서고 있다.

2018년 9월 현재, 광역 15개·기초 59개의 지자체에서 한옥 등 건축자산 진흥과 관련된 조례를 제정하였으며 최근 5년간 민간 소유의 한옥건축과 관련하여 1203동에 지원이 이뤄졌다.

이러한 노력으로 춥고 현대생활에 불편하다고 인식되던 한옥이 현대 생활에 적합하고 다양한 기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주택과 공공건축물의 한 유형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 결과 서울 은평한옥마을이 주목을 받았고, 경상북도 이전 신도시의 한옥마을, 세종특별자치시의 한옥마을은 분양률이 70:1을 넘어서는 관심을 받기도 하였다.

전라남도 행복마을의 경우 행복마을 지원사업을 통하여 410여동의 한옥 신축을 지원하여 한옥의 증가와 도내 인구유입의 소득을 거두었다. 현재 충청남도청 이전 신도시 한옥마을 조성사업이 진행 중이다. 공공건축물로써는 다양한 용도의 건축물이 있으나 아쉽게도 대부분 한옥 체험 및 관광 숙박시설에 치중한 면도 있다.

한옥 유치원이나 한옥 어린이 도서관이 어린이와 학부모·관리자의 호평을 받는 점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개별 한옥 지원에 치중한 지원사업의 성격이 다양한 한옥 공공건축물 지원으로 전환되어야 할 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공공에서 진행 중인 한옥관련 사업 외에도 민간에서 개별 한옥과 한옥마을 조성이 증가하고 한옥을 신축하거나 기존한옥을 수선하여 한옥카페와 같은 근린생활시설로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한옥의 신축·수선과 관련된 시장에 대한 통계를 정확하게 집계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나 국가한옥센터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연간 약 5000억 정도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규모의 경제로 보기에는 적은 규모이다.

대부분의 한옥 건축물의 면적이 크지 않아 건설업 면허가 의무 사항이 아니라서 개인 목수 중심의 영세한 시공업체가 대부분이며 한옥 지원사업이 이루어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다. 한옥 품질을 담보하기 위한 한옥 관련 업체 등록기준과 관련 자격증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수요를 이끌어 내는 선순환 체계를 통하여 한옥 시장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한옥 진흥은 다양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한옥 관련 산업의 특징은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분야도 건축사·목공·석공·와공 등 다양하고 이를 위한 교육들도 이미 진행 중에 있다. 이를 연계하여 일자리 창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한옥은 부재의 수선을 통하여 사용이 가능한 장수명 주택이고 주요 부재가 대부분 목재라서 탄소배출권의 문제에서 유리한 건축유형이다. 또한 아파트 중심의 획일적인 주거 공급 정책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주거의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북한과의 관계가 변화되는 시점에서 이미 주거문화가 다르게 전개된 남과 북에서 주거문화의 정체성 확인을 통한 민족적 동질성 회복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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