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외환위기 다시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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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외환위기 다시 올 수 있다
  •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8.11.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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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매일일보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다시 한번 외환위기가 올 수 있기에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확보해야 한다. 11월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단기외채 비율이 31.8%로 2015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단기외채는 만기 1년 미만 외채로, 국제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도 단기외채 비율이 올라가면서 외국인들이 일시에 자금을 회수하면서 발생했다.

단기외채 비율 상승은 한국의 대외지급 능력이 악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충분한 대비를 해야 한다.

현재의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로는 부족하여 다시 한번 외환위기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2018년 10월 기준 외환보유고 4,027억 달러를 7,400억 달러까지 확보해야 한다.

금년 말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우리나라와의 금리격차는 현재 0.75%에서 1.0%로 벌어질 전망이다. 신흥국인 아르헨티나는 이미 외환위기를 격고 있으면서 기준금리가 60%에 이르고 있다. 터어키, 인도, 그리고 인도네시아 역시 위험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한국의 경제규모에 비하여 매우 부족하다.

현재 비축액 4,027억 달러는 우리나라 GDP 약 1.5조 달러의 약 24%에 그친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대만은 외환위기를 전혀 겪지 않았다.

그 이유는 대만은 GDP의 약 80%를 외환보유고로 비축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이 요청한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을 거부했다. 한국은 대외경제 문제를 일본과 미국 중국 등 해외통화 스와프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유사시에는 그 누구도 우리를 돕지 않기 때문이다. 국방과 마찬가지로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우리 스스로가 경제를 지킬 수 있도록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비축해야 한다.

현재 중국은 2018년 10월말 기준으로 3조 87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대만은 우리나라보다 많은 4,604억 달러를 비축하고 있으며, 일본은 1조 2,597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엔화는 국제결제에서 인정되는 기축통화이기에, 비교적 외환위기로부터 안전하다. 금년말 미국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전 세계의 달러가 미국으로 회귀하게 된다. 2017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게 되면서 미국은 보호무역으로 돌아섰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 (수출+수입)/GDP가 약 70%로 세계최고 수준이기에, 외환보유고가 아주 중요하다. 1997년 IMF의 위기와 2008년 국제금융위기를 겪고도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충분히 비축하지 않고 있다.

적정 외환보유고에 대한 이론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IMF의 권고사항이다. IMF는 적정 외환보유액을 <3개월치 경상지급액>을 기준으로 삼았다. 우리나라의 1개월 경상지급액은 약 600억 달러이므로 3개월치는 1,800억 달러이다.

둘째는 그린스펀과 기도티가 발표한 것으로 <3개월치 경상지급액과 유동외채>를 외환보유고로 제시했다. 유동외채는 단기외채 100%와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채권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단기외채는 약 1300억 달러이다. 장기채권 가운데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경우는 정확히 알 수 없기에 통상적으로 유동외채를 단기외채의 200%로 간주 한다. 유동외채 2,600억 달러와 3개월치 경상수입액 1,800억 달러를 합하면 4,400억 달러가 된다.

셋째 가장 최신이론은 2004년 국제결제은행(BIS) 권고사항이다. BIS가 권유하는 외환보유액은 <3개월치 경상지급액 +유동외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1/3>이다. 2018년 10월 기준 외국인이 보유중인 주식시가총액은 약 900조원이다. 이 금액의 1/3은 약 3,000억 달러에 이른다. BIS 권고사항으로 적정외환보유고를 계산하면 약 7,400억 달러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BIS에서 권유하고 있는 기준에도 많이 부족하다. 다시 한번 금융위기로 인해 온 국민이 고통 받지 않도록 정부와 한국은행은 시급히 외환보유고를 더 비축해야 한다.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비축하여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는 대만처럼, 우리나라도 서둘러 외환보유고를 7,400억 달러까지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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