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대로 유지했다. 견고한 수출 성장세에 힘입어 내후년에는 3%에 근접한 성장세를 전망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폭의 경우 고용 부담을 우려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OECD는 21일(현지시간) 내놓은 ‘세계경제전망(OECD Economic Outlook)’에서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7%와 2.8%로 제시했다. 지난 9월 전망치와 모두 같은 수치이다. 앞서 OECD는 지난 5월 발표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3.0%로 내다봤다가 9월 보고서에서는 대폭 하향했다.
OECD는 문재인 정부 집권 4년차에 접어드는 2020년 성장률은 2.9%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교역 둔화에도 견고한 수출 성장세와 확장적 재정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OECD의 예상대로라면 올해부터 2020년까지 성장률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다만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3.9%로 지난해 5월 전망치인 3.8%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내년 역시 3.7%에서 4.0%로 0.3% 상향조정됐다. OECD는 “최저임금의 추가적인 큰 폭의 인상은 고용과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점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OECD가 우리나라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대해 우회적인 표현은 한 적 있지만 공식 보고서로 ‘속도조절’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OECD는 지난 6월 한국경제보고서를 발표하며 “최저임금 인상에 앞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내놨을 뿐이다.
OECD는 우리 경제의 긍정적 요인으로 대북긴장완화를, 하방리스크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을 꼽았다. OECD는 정책권고를 통해 우리나라가 거시정책과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소득주도 성장을 언급하며 “한국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경우 제조업·서비스업, 대·중소기업간 생산성 격차 감소를 위한 개혁이 동반돼야 한다”고 했다.
OECD는 통화정책 정상화에 관해선 자본유출, 가계부채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재정정책은 단기적 접근 뿐 아니라 고령화에 대비한 장기적 재정계획대 함께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통화정책은 낮은 물가상승률과 금융리스크(자본유출, 가계부채 등) 등을 고려할 때 점진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OECD는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9월과 같은 3.7%로 내다봤다. 미국(2.9％), 영국(1.3％)등은 9월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일본(0.9％·-0.3％포인트), 중국(6.6％·-0.1％포인트)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