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달러 수혈받은 쿠팡…물류·IT 등 신사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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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달러 수혈받은 쿠팡…물류·IT 등 신사업 강화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8.11.2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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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서 최대 규모 투자…당분간 1위 자리 공고
출혈경쟁 이어오던 이커머스 경쟁업체들 활로 ‘고심’
김범석 쿠팡 대표(사진 오른쪽)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가 이번 투자 결정 이후 도쿄에 위치한 소프트뱅크 그룹 본사에서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사진=쿠팡 제공.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쿠팡이 3년여 만에 대규모 투자금 수혈에 성공하면서 사업 확대 가속 페달을 밟는 동시에 그동안 제기돼온 유동성 위기 논란도 당분간 사그라질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공격적인 신사업 투자가 이어지면 경쟁업체들 위기감도 커질 전망이다.

21일 쿠팡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의 투자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6월 소프트뱅크 그룹의 10억 달러 투자 뒤 이뤄진 추가 투자로, 해당 투자금은 국내 인터넷 기업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투자로 쿠팡 기업 가치는 90억달러(약 10조)가 됐다. 지난 2015년 쿠팡의 기업가치는 5조원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쿠팡은 지속적인 기술 혁신 시도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물류 인프라 확장에 본격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늘어나는 물량을 효율적으로 배송하기 위해서는 물류와 유통망 확대가 필수다.

실제 쿠팡은 과감한 상품 직매입과 ‘로켓배송’이라는 간판 서비스로 몸집을 불려왔다. 최근엔 택배운송사업도 본격 시작한 가운데 이번 투자 유치로 사업에 날개를 달 전망이다. 현재 전국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 연 면적은 지난달 기준 축구장 151개 넓이다. 하루 배송되는 로켓배송 상자는 약 100만개로, 쿠팡의 자체 배송량을 국내 택배업체와 비교하면 2위 수준에 이른다. 

쿠팡의 1위 자리도 당분간 공고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는 쿠팡의 투자 유치 소식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상태다. 그동안 이커머스업계는 수년간 출혈경쟁이 지속되면서 치킨게임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지난해 업계 전체 적자 규모는 무려 1조원에 달했다. 쿠팡 역시 최근 3년간 적자가 △5470억원(2015년) △5600억원(2016년) △6388억원(2017년)으로 지속 증가했다.

쿠팡 측은 이는 ‘계획된 적자’로 향후 성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실제 쿠팡의 매출액 대비 영업손실 비율은 2015년 48%에서 2016년 29%, 지난해 23%로 감소했다.

쿠팡 관계자는 “소프트뱅크가 그동안 투자한 알리바바, 위워크 등의 기업만 봐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미래 가치를 중요시한다는 걸 알 수 있다”면서 “적자 수준과는 전혀 관계없이 쿠팡의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고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기존 경쟁자인 이커머스업체를 넘어서 향후 구글·아마존·네이버 등의 인터넷 기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쿠팡이 선보인 혁신 서비스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로켓페이’는 원터치 결제 등을 제공하면서 전년 대비 200% 성장했고, ‘클라우드 플랫폼’은 하룻밤 사이에 배송량이 두 배로 늘어나는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 외에도 데이터 플랫폼은 매일 3억건 이상의 상품 검색 결과를 제시한다. 최근 도입한 새벽배송과 신선식품 서비스 ‘로켓프레시’, 식음료 사전주문 서비스 ‘쿠팡이츠’도 기술 혁신의 일환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그동안 고객의 삶을 획기적으로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 혁신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소프트뱅크와의 파트너십에 힘입어 데이터와 물류, 페이먼트 플랫폼을 혁신할 것이며 고객이 점점 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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