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수사에 이재명 정치생명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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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 김씨 수사에 이재명 정치생명 위태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8.11.1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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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이 혜경궁 김씨 맞다' 결론 19일 검찰 송치 / 계정에 文대통령 겨냥 패륜적 내용 파장 일파만파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2일 오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피고발인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경찰이 일명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로 결론내리며 유력한 여권 대선주자로 꼽혀온 이 지사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해당 계정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인사를 집중 비방한 발언들이 담겨있어 ‘혜경궁 김씨’가 김씨로 최종 확인될 경우 민주당 내 이 지사의 입지 자체가 중대 기로에 설 전망이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다음 날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계정이 올린 4만여 건의 글을 전수조사하고, 김씨에 대한 두 차례 소환조사 끝에 계정의 주인과 김씨가 동일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향후 수사기관의 판단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를 줄곧 부인해온 이 지사의 도덕성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해당 트위터 계정에는 ‘문재인 후보 대통령 되면 꼬옥 노무현처럼 될 거니까 그 꼴 보자구요’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글과 함께 이 지사를 비판한 네티즌을 향해서는 ‘니 가족이 꼭 제2의 세월호 타서 유족 되길 학수고대할게’라는 막말까지 올라온 바 있다.

현재 이 지사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이 지사는 자신의 SNS에 “수사 아닌 ‘B급 정치’에 골몰하는 경찰에 절망한다”면서 “지록위마, (즉) 사슴을 말이라고 잠시 속일 수 있어도 사슴은 그저 사슴일 뿐이다. 아무리 흔들어도 도정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씨를 고발한 이정렬 변호사는 결정적 증거는 따로 있다고 밝혀 검찰 수사단계에서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SNS에 ‘08__hkkim이 김혜경이라는 스모킹건? 허접합니다’라는 이 지사의 글을 첨부하며 “스모킹건은 따로 있다. 차분히 기다려달라”고 했다.

한편, 이날 경찰의 수사결과에 정당 반응은 엇갈렸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먼저 사법부와 검찰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현재로서는 본인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당분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했으며, 정의당은 “경찰조사 결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가 김혜경씨라는 추정만 있을 뿐 결정적 증거는 빈약하다”(정호진 대변인)고 했다. 그러나 당의 공식입장과 달리 민주당 내에서는 김 지사의 사퇴론까지 나오고 있다. 표창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용자가 김혜경씨라면 이 지사는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며 많은 사람을 기만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나머지 야3당은 이 지사의 ‘거취 결정’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제 이 지사 부부는 이중적 행위를 중단하고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배설에 가까운 글을 올린 주인공이 잡혔다. 이쯤 되면 이 지사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김정화 대변인)고 했으며, 민주평화당도 ”결과적으로 정치불신을 가중시키는데 단단히 한 몫을 한 셈이다. 이 지사는 경기도민과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문정선 대변인)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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