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계, 가격 올리고 고용 줄고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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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업계, 가격 올리고 고용 줄고 ‘악순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8.11.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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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여파에 제품 가격·배달료 인상 지속될 듯
고용지표도 악화…한경연 “일자리 47만개 감소 예상”
우윳값이 인상되면서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 연쇄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 우유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최근 각종 식품 가격과 배달비용 등이 줄줄이 오르면서 식탁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경기 악화에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미리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프랜차이즈업계의 경우 인건비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하는 점주들이 늘고 있어 향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는 업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먹거리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농심은 이날부터 새우깡을 비롯한 스낵류 19개 브랜드 54개 과자 출고가격을 평균 6.7% 인상한다. 새우깡 한 봉지(90g) 가격은 1200원에서 1300원으로 오른다. 양파링·꿀꽈배기·자갈치·조청유과 등 인기 과자도 인상 품목에 포함됐다.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커피업계도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낙농업계로부터 사들이는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서 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우윳값을 3.6% 인상했고 곧이어 남양유업도 우윳값을 4.5% 올렸다.

우유 가격 인상 여파는 커피·빵·아이스크림 가격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디야커피는 다음달부터 아메리카노 가격을 2800원에서 3200원으로 올린다. 이외 총 70개 제품 중 14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10% 올릴 예정이다. 업계 1, 2위인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도 우유 공급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파리바게뜨도 200㎖ 우유 가격을 10% 올렸다.

버거·치킨업계도 제품 가격 인상과 배달비 유료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 1일부터 홈서비스 메뉴 전체 69종의 가격을 평균 4% 인상했다. 굽네치킨은 지난 10월부터 가맹본부 차원에서 배달료를 유료화했고, 교촌치킨은 지난 5월 업계 처음으로 배달 유료화를 공식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인상 요인은 늘 존재해왔지만 여론이 좋지 않으니 눈치싸움만 치열해지고 있다”며 “특히 인건비가 점주들의 가장 큰 부담이다. 임대료, 원재료값 등도 치솟는데 가격만 그대로라면 남는 게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인건비가 자영업자들의 가장 큰 부담으로 떠오르면서 업주들은 당장 인력을 줄여 비용 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는 고용원 없는 1인 자영업자가 70%를 웃돌고 있다는 통계도 제시됐다.

실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8만2000명(1.8%) 감소했다. 도매 및 소매업종의 취업자 수는 63만1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35만1000명 줄었다. 1월부터 9월까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3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일자리는 더욱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14일 최저임금 인상으로 오는 2021년까지 최대 47만6000개의 일자리가 줄고 소득 격차는 2.51%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 측은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특성이나 최저임금 대상자의 구성, 노동시장의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득 불평등 확대는 당연한 결과”라며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실제 일한 시간인 174시간에만 적용하고 업종·지역별로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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