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총재 반박이 사임 결정타 된 듯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선동열 야구대표팀 전임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선 감독은 14일 오후 KBO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직 사퇴를 통해 야구인의 명예와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총재에게 방금 사퇴 의사를 전했다”고 덧붙인 뒤 회견장을 떠났다.
한국 야구가 낳은 독보적인 국보급 투수인 선 감독은 지난해 7월 한국 야구대표팀의 사상 첫 전임감독으로 취임했다.
구본능 전 KBO 총재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선 감독에게 대표팀 운영의 전권을 부여했다.
선 감독은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올해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의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은 선 감독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일부 선수들의 병역 기피 논란과 함께 대표팀 선수 발탁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고, 선 감독과 정운찬 KBO 총재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일로 비화했다.
선 감독은 “병역 혜택을 고려하지 않고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추렸고, 소신껏 뽑았다”면서 “대표 선수를 뽑는 과정에서 불공정, 특혜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국정 감사에서 일부 국회의원은 TV를 보고 선수를 선발한 선 감독에게 거센 비난을 가했다.
하지만 정 총재가 국정감사에서 “TV를 보고 대표 선수를 뽑은 건 선 감독의 불찰“이라고 공개로 선 감독의 방식을 반박하면서 선 감독은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총재는 공적인 자리에서 “개인적으론 전임감독이 필요 없다”고 답해 선 감독을 부정하기도 했다.
이미 위상에 큰 금이 간 선 감독은 이후 말을 아꼈지만, 마음으론 대표팀 감독 사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