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오너리스크’에 불안한 연말 인사…수장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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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오너리스크’에 불안한 연말 인사…수장 운명은?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8.11.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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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임기 만료…이대훈 행장 연임 여부 촉각
‘채용비리 의혹’ 조용병 회장·함영주 행장 거취는?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연말 인사철이 다가오면서 각종 비리에 연루된 지주 회장 및 은행장들의 인사에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은행권이 채용비리 문제로 논란을 빚으면서 그 어느 때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우선 외부에서는 이 행장이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협은행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과 디지털금융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앞서 농협은행은 올 3분기까지 작년보다 81% 늘어난 누적 9339억원(농업지원사업비 포함 1조9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이 행장이 연초 목표수익으로 잡은 7800억원은 이미 넘어섰고 연간 순이익 1조원 달성도 유력하다. 특히 그의 임기가 1년으로 다른 시중은행장에 비해 현저히 짧다는 점도 크게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지주는 이달 중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행장 선임 작업에 돌입한다. 임원 임기가 끝나기 40일 전까지 임추위를 꾸리도록 하는 농협금융 내부 규정을 감안할 때 오는 20일 전후 첫 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금융권에서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은 내년 2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재선임 여부다. 

현재 함 행장은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3주년이 지났음에도 화학적 통합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KEB하나은행은 연내 채용비리를 수습하고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통해 내년에는 조직안정과 쇄신이 최우선을 두고 있다.

신한지주의 경우 지주 회장과 은행장 모두 ‘오너 리스크가’ 부각된 상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2020년 3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지만, 함 행장과 마찬가지로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채용비리 의혹 수사가 신한금융 각 그룹사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조 회장이 재판에 넘겨지고 그룹사 수장들까지 수사 대상에 오를 경우 ‘원 신한 전략’을 내걸고 리딩뱅크 탈환에 속도를 내온 신한금융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또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되는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남산 3억원 사건’ 재판 과정에서의 위증으로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검찰에 수사를 권고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오너리스크 부각은 조직 안팎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신한금융을 바라보는 고객의 믿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우리은행처럼 채용비리 사태를 빨리 수습하고 조직 안정에 힘 쏟아 경영 강화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금융지주 회장들의 임기는 많이 남아 있는 상태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올해 3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사실상의 장기 집권 체제에 들어갔다. 

이광구 전 은행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 11월 말에 취임한 손태승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특히 손 행장은 내년 1월 초 재출범할 우리금융지주의 회장직을 1년간 겸직한다. 우리금융지주는 2020년 3월까지 지주사 회장-은행장 겸직 체제로 가되 그 후 분리하기로 했다. 이는 손 행장의 임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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