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자동차산업 위기, 강 건너 불구경하는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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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동차산업 위기, 강 건너 불구경하는 노조
  • 성희헌 기자
  • 승인 2018.11.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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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국내 자동차산업 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자동차산업은 생산, 내수, 수출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트리플 부진에 빠졌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가 3분기 ‘어닝쇼크’ 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강성 노조는 변함없는 기득권 지키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올 3분기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76.0% 급감한 28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10년 IFRS(국제회계기준) 도입 이래 최악의 분기 실적을 낸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1.2%에 그쳤다. 기아차는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1173억원)했다. 하지만 통상임금 비용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다. 영업이익률은 0.8%에 불과하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실적 부진은 최저점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수입차 공세, 노동생산성 저하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되고 반등의 요소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 같은 자동차산업 전반적인 위기는 ‘노사관계’로 방점을 찍고 있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에서 5.3%의 인상을 요구한 바 있다. 결국 요구안보다 낮은 기본급 4만5000원 인상에 합의했지만 회사의 경영 환경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질책을 받았다. 한국GM 노조는 올 4월 인천 부평 본사에 있는 카허카젬 사장실을 무단 점검했다. 한국GM이 기업회생절차 위기에 놓인 상황이었음에도 성과급을 제때 지불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해 평균임금은 9072만원이다. 세계 1~2위를 다투는 일본 토요타와 독일 폭스바겐(약 8300~8400만원)보다 높다. 임금은 높지만 생산성은 낮다. 자동차 1대 생산 시 투입되는 시간은 26.8시간으로 토요타(24.1시간), 폭스바겐(23.4시간)보다 많다. 임금이 모두 글로벌 경쟁사보다 높음에도 생산성은 오히려 떨어지는 것이다.

최근에도 현대차와 한국GM은 총파업을 포함한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파업을 통한 자동차업계의 고임금-저생산성은 더욱 심해졌다. 노조가 기득권 강화를 비롯해 회사와의 관계를 철지난 대립구도로만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업이 살아남아야 일자리도 지킬 수 있다. 노사가 힘을 합쳐 추락하고 있는 자동차산업 위기를 극복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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