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사상 최대 속 ‘반대매매’ 위기 내몰린 개미
상태바
신용융자 사상 최대 속 ‘반대매매’ 위기 내몰린 개미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8.10.29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가, “신용잔고 많고 변동성이 높은 종목의 경우, 주가 하락 폭 더 클 수 있어”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코스피가 연일 연저점 행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 ‘반대매매’ 규모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매매는 고객이 증권사의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난 후,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기간 내에 변제하지 못할 경우 고객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강제로 일괄매도 처분하는 매매다.

2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올해 최고인 11.7%다. 올 들어 반대매매 비중은 4~5%대를 유지하다 10월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급격하게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내놓은 반대매매 호가는 총 39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939억원)과 비교하면 324.9%나 늘었고 지난해 같은 달(900억원)보다는 343.33%나 많은 규모다.

특히 주식을 다 팔아도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깡통 계좌’가 속출하게 된다. 실제로 반대매매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들어 1조원 가량 줄었다. 25일 현재 잔고는 10조7834억원이다.

신용으로 주식을 산 뒤에 결제하지 못한 ‘위탁매매 미수금’도 이달 들어서는 일평균 1903억원에 달하며 4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이달 위탁매매 미수금 가운데 반대매매로 체결된 금액의 비중은 4.96%였다.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주식담보대출(예탁증권 담보융자) 규모는 25일 현재 1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시장이 더 출렁이고 변동성이 커졌을 때 투매로 연결될 수 있는 뇌관으로서 경계 대상이 된다”며 “다행히 아직은 그런 움직임까지는 포착되지 않았지만 잠재 위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용잔고가 많고 변동성이 높은 코스닥 종목의 경우 주가 하락 폭이 코스피 보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신용잔고가 가장 많은 기업은 셀트리온헬스케어로 1773억원이다. 이어 신라젠 1516억원, 바이로메드 1126억원, 에이치엘비 1084억원 등의 순이다.

지난달 말 대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약 30%, 신라젠 37%, 바이로메드 20%, 에이치엘비 26%, 주가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하락률보다 훨씬 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빚을 내 투자하게 되면 그만큼 변동에 민감해진다”며 “시황이 좋지 않으면 신용잔고가 많은 주식은 상대적으로 더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반대매매 비중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키움증권 박희정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국내 증시는 과거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쁜 상황”이라며 “무역분쟁이 이어지고 있고,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지수의 급반등 가능성은 낮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최근 외국인 매도가 강하게 나타나자 실적과 상관없이 대부분 종목이 지난 2분기 대비 20~30% 하락했다”며 “코스닥의 지수가 600선 밑돌 경우 반대매매 금액과 비중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읽을 만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