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또 우선 순위서 밀려...'시간은 미국편' 느긋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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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또 우선 순위서 밀려...'시간은 미국편' 느긋한 트럼프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8.10.2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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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운명 걸린 중간선거에 집중 영향 미미한 북한은 뒤로 / 시간을 무기로 북한을 압박 추가적 비핵화 조치 유도
러시아를 방문 중인 존 볼턴(왼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 라디오 방송인 '에코 모스크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새해 1월1일 이후에(probably after the first of the year) 다시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의 내년 초 개최 가능성을 공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언론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마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새해 첫 날 이후에 만날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당초 미 중간선거 직후인 11월 중순 개최가 기대되던 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년초 열리는 것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대북 제재로 북한을 압박하는 한 '시간은 미국의 편'이라는 미국 측 인식과 중간선거 등 미국 내 정치일정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정권을 불문하고 미국 정치에서는 북한이 최우선 순위의 아젠다를 차지하지 못했다. 특히 중요 현안이 불거질 때면 북한은 후순위로 밀려나곤 했다. 지난 오바마 정권에서 '전략적 인내'라는 이유로 북한 문제 해결을 미룬 게 대표적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걸린 11월 초 중간선거에서 북한카드가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 느긋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중간선거 선거 유세 일정을 소화하느라 너무 바쁘다며 11월 중간선거 이후 회담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또 북한 문제에 대해 "시간 싸움을 하지 않겠다"거나 "서두르지 말라"는 말을 연거푸 쏟아냈다.

게다가 미국으로서는 정상회담을 지연시켜도 불리할 게 없는 입장이다. 외교가에서는 '시간은 미국편'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협상이 장기적으로 들어가게 되면 아쉬운 쪽은 북한이기 때문이다. 미국 측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이런 상황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이 시간을 무기로 북한을 압박,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끌어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전날 "4차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난 김 위원장이 사찰단의 풍계리 및 동창리 방문을 허용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풍계리 핵실험장 외에) 북한의 미사일 핵 처리 능력에 보다 핵심적인 또 다른 시설들도 공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말한 바 있다. 연내 종전선언과 대북 제재 완화를 원하는 우리 정부에게 해리스 대사가 "남북대화는 비핵화 진전과 연계해야 하고 오로지 이 방법을 통해서만 우리의 공통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가장 커진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다만 미국이 북한을 지나치게 압박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미국은 비질런트 에이스 한미 연합훈련을 유예한 상태. 또한 곧 미국에서 북미 고위급회담을 열어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논의한다. 이는 북한과의 협상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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