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전형료, 사용처는 대학 ‘마음대로’…세부내역도 ‘깜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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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전형료, 사용처는 대학 ‘마음대로’…세부내역도 ‘깜깜이’
  • 복현명 기자
  • 승인 2018.10.2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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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 입학전형료 수입만 1000억원 넘어
교육부, 대입전형료 관리프로그램 도입 결정
고려대, 전국 대학 중 입학전형료 가장 비싸
2018학년도 대학 입학전형료 상위 10개교 현황. 자료=대학알리미.

[매일일보 복현명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교육부가 입학전형료 수입·지출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대입전형료 관리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각 대학들은 여전히 사용내역을 공개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최근 대학별 입학전형료 수입·지출내역을 세부 항목별로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의 구축 계획을 확정했다. 이 시스템은 ‘대학 입학전형 관련 수입·지출 항목 산정방법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정한 산정기준에 근거해 모든 수입·지출 내역을 공개하는 것이다.

교육당국이 대학의 입학전형료까지 관리하려는 이유는 별도 산정기준이 없고 대학·전형별로 천차만별이어서 ‘대학들이 전형료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서다.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라 각 대학은 입시 응시자에게 입학전형료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받은 입학전형료는 △수당 △설명회와 홍보비 △회의비 △인쇄비 △소모품비 △주차료 △시설 사용료 등 12개 항목에 한해 지출해야 한다. 만약 전형료가 남으면 결산 종료 후 2개월 이내에 수험생들에게 반환해야 된다.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01개 대학의 입학전형료 수입은 1470억원이다. 이 중 1450억원이 사용되고 7억2000만원이 학생들에게 반환했다.

그러나 지출내역을 보면 일부 대학의 경우 총지출의 50% 이상을 교직원 수당으로 지급했다.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의 경우 지출된 전형료 총 9억9000만원 중 50.4%(5억원)을 수당으로 교직원들에게 지급했다. 동덕여대도 12억8000만원의 전형료 수입 중 7억3000만원(52.9%)을 사용했다.

수당 다음으로는 홍보비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신대의 경우 전형료 지출 7억2000만원 중 37%(2억7000만원)을, 덕성여대와 서울여대 역시 각각 30.7%, 30%를 홍보에 사용했다. 반면 연세대(1%)와 서울대(0.7%)는 총 지출중에서 홍보비 사용비율이 1% 미만이었다.

또 박용진 국회 교육위원회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학년도 전형료 수입·지출·반환 현황’에 따르면 연세대(1억8600만원), 성균관대(6000만원), 이화여대(4400만원), 서강대(840만원), 동국대(240만원) 등은 학교를 방문한 입학상담자 또는 입시지원자의 주차료로 입학전형료를 사용하기도 했다.

박용진 의원은 “입시전형 주최자인 대학이 입시지원자를 외부인으로 간주해 주차료까지 전형료에서 지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전형료 규칙을 구체적으로 명문화 해 교육부가 대학에 명확한 전형료 지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8학년도 평균 입학전형료가 가장 비싼 대학은 고려대(9만500원)이었으며 이어 추계예술대(8만1000원)·차의과대(7만8300원)·장로회신학대(7만4900만원)·이화여대(7만3200원)·동덕여대(7만900원)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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