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진한 해외 건설, 체질개선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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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진한 해외 건설, 체질개선 시급하다
  • 이동욱 기자
  • 승인 2018.10.2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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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동욱 기자] 국내 부동산 시장에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가격 경쟁력에선 중국·인도에, 기술 경쟁력은 미국·유럽 등에 밀리며 수주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2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 수주액은 225억4657만 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해외 수주액은 2015년 461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2016년 282억 달러 △2017년 290억 달러 등을 기록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도 300억 달러의 벽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전체적인 수주 실적이 부진한 원인으로는 국내 건설사의 수주 경쟁력 약화가 지목된다. 지난 2015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20~30달러대까지 급락하자 건설사들은 해외시장 실적 악화를 우려해 국내 주택시장에만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해외 수주활동마저 축소해 국내 건설사들은 변화하는 글로벌 건설시장의 흐름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해외건설 시장의 판도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 EPC(설계·조달·공사) 중심의 단순도급사업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국내 건설사들의 경험이 부족한 PPP(투자개발형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수주 텃밭이던 중동시장 발주도 줄어들면서 신시장 개척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과거 저가공세로 수주에 뛰어들었던 중국은 이제 선도업체들과 기술격차를 좁히며 해외 건설 시장 물량의 40%를 가져가고 있다. 인도와 터키 등 후발주자들도 국내 업체들의 텃밭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율하락(원화강세)까지 이어지며 기술력이 좋은 미국·유럽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춰, 해외에서 신규 수주를 따내는 데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술력을 키워야 해외 수주 경쟁력이 올라가고 저가 수주를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순도급사업에서 벗어나야 마진을 높일 수 있고, 공기 지연 등에 따른 손실 등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도 외국 건설사와 수주 경쟁을 펼쳐야 하는 국내 건설사들에 힘이 될 수 있는 요소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중동 지역을 방문해 해외 건설 수주 지원활동에 나선 것은 꽤나 반가운 소식이다. 현지 진출 기업들과 지원 방안을 논의·애로사항을 청취해 정부가 도울 수 있는 선에서 지원이 이뤄진다면 실질적인 사업 수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국내 건설시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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