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연속 적자낸 삼성重·현대重, 노사 갈등에 ‘희비’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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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연속 적자낸 삼성重·현대重, 노사 갈등에 ‘희비’ 엇갈려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8.10.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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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 3년치 임단협 모두 타결…노조 리스크는 한시름 덜어
현대중, 노조와 기싸움 여전…3분기 실적도 적자 지속될 듯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나란히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삼성중공과 현대중공업이 노사 갈등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중공업은 3년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모두 타결시키며 노조 리스크를 해소한 반면, 현대중공업은 노사 갈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1.4% 떨어진 1조34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도 1005억원을 내며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도 올 2분기 매출 3조1244억원, 영업적자 1757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양사의 이같은 실적은 일감절벽이 본격화된데다 선박용 후판(두께 6mm 이상 두꺼운 철판) 등 강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두 회사는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3분기 659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중공업 역시 3분기 영업손실 524억원으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두 회사는 노사 갈등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삼성중공업은 노조 리스크를 말끔히 해소했지만 현대중공업은 여전히 노사간 기싸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0일 2016년부터 미뤄온 3년치 임단협을 한꺼번에 타결했다. 조선업계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함께 극복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노사는 기본급 동결을 바탕으로 정기승급 3.3% 인상과 위기극복실천격려금 등에 합의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노조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노사는 최근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평균 임금 40% 지급 승인을 기각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울산지노위 결정에 힘입은 노조는 즉각적인 교섭 재개와 함께 구조조정 중단을 공식 선언할 것을 촉구하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울산지노위 판정에 불복해 재심 및 보완을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내달 조선산업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업계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부산 조선기자재업계와의 간담회에 참석해 “11월 중 조선산업 활력제고 방안을 마련해 금융 지원뿐만 아니라 친환경 자율운항 기술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산업이 국내 대표 제조 산업으로 꼽히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국내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 노조만 봐도, 회사가 직면한 경영상황은 외면한 채 본인들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하다. 더 이상의 정부 지원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 한해만 크고 작은 파업을 잇달아 벌였다. 회사 측이 실시한 해양사업부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있는 노조는 조선 일감 일부를 해양으로 돌리고, 남는 인원에 대해서는 전환배치와 70% 이상의 유급휴직을 주장하고 있다. 올해 임단협은 지난 7월 24일 제 21차 교섭을 끝으로 3개월 가까이 열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편 올 2분기 국내 조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도 노조 리스크를 겪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최근 강성 성향의 노조위원장이 선출된데 이어 자동차·선박·철강 등 금속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가입돼 있는 금속노조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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