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신규 LCC 출범…‘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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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분기 신규 LCC 출범…‘기대반 우려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8.10.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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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과당경쟁 금지 조항 삭제…항공사 진입장벽 대폭 낮춰
일자리 창출은 긍정적이지만 출혈경쟁으로 인한 성장 저해·안전 문제는 우려
(위에서 부터)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로고.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정부가 내년 1분기 신규 저비용항공사(LCC)의 출범을 예고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 긍정적이지만, 출혈경쟁으로 인한 LCC 시장의 성장 저해와 안전 문제 등이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이제 막 자리잡기 시작한 LCC 시장이 진흙탕 같은 상황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지난 1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53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기준을 일부 완화했다.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조건에 ‘과당 경쟁 우려가 없어야 한다’는 조항을 삭제해 LCC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 진입을 노리는 신규 업체들의 출범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까지 국토교통부에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신청한 곳은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총 3곳이다.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기존 LCC 6개사와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삼고 있는 플라이강원은 2016년과 지난해에 두 차례나 면허 발급에 실패한 이력이 있다. 그러나 최근 제주와 홍콩 노선을 과감히 사업계획에서 삭제하고 국토부 계획에 맞춰 자본금과 항공기 보유 대수를 늘려 세 번째 도전장을 내밀었다.

에어로케이도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2016년 5월 충북 청주국제공항을 모기지로 법인을 설립한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6월 국토부에 면허를 신청했다가 항공사업의 과당경쟁을 이유로 12월 최종 반려된 바 있다.

에어로케이는 현재 항공기 도입, 운항증명(AOC) 심사 준비 등 영업에 필요한 450억원 규모(올해 9월 기준)의 자본금을 마련한 상태다. 또 에어버스의 A320 신규 항공기 5대 이상을 직도입, 리스하는 계약도 체결하는 한편 추가 구매 계획도 논의 중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중·장거리 노선 전문 항공사를 표방하고 있다. 대형항공사(FSC)와 LCC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HSC(Hybrid Service Carrier) 모델을 추구하며 기존 LCC들과는 다른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에어프레미아는 보잉 787-9나 에어버스 330-NEO 등 300석 규모의 중형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벌써 370억원 수준의 자본금을 확보한 상태다. 이 회사는 기존 LCC가 가지 못하던 중·장거리 노선을 취항해 신규 수요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국토부는 내달부터 이들의 면허 발급 여부를 심사해 내년 1분기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최소 1곳 이상이 면허를 발급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국토부가 이례적으로 면허 심사 일정을 공개하는 등 다소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기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항공사 면허 요건 중 자본금 150억원, 항공기 보유 대수 5대로 확정하면서 사실상 허가 요건을 완화한 상태다. 국토부는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자본금을 15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항공기 보유 대수는 3대에서 5대로 강화하는 내용의 ‘항공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일자리 창출 등 신규 LCC 출범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보다 출혈경쟁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국내 주요 공항인 김포, 인천, 제주 등이 이미 포화상태여서 추가로 항공사가 취항할 여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LCC 6개사 가운데 가장 후발주자인 에어서울도 출범 당시에는 일본 소도시를 중심으로 운항하겠다면서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그러나 수익이 나지 않자 결국 기존 LCC들이 운항하고 있는 주요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상태”라며 “신규 진입을 노리는 업체들 역시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LCC업계 관계자 역시 “현재 LCC들이 운항중인 대다수의 노선은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이 없어 포화 상태에 직면해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신규 업체들이 진입하게 된다면 출혈경쟁으로 인한 LCC시장의 성장 저해는 물론, 안전 문제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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