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돈 만 퍼붓고 한국GM 살리기 또 실패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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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돈 만 퍼붓고 한국GM 살리기 또 실패하나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10.18 15: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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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에 8500억원 투입하고도 비토권 ‘불투명’
이동걸 회장 ‘소극적 대응’에 정치권·노조 맹비난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한국GM이 1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연구개발(R&D) 법인’ 설립을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산업은행과 노조가 ‘먹튀’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GM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것은 물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GM의 신설법인 분리를 막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한국GM의 경영정상화에 7억5000만달러(약 8505억원)를 투입하고도 비토권(거부권) 행사에 의지해 소극적으로 대응한 산업은행의 책임론이 제기될 전망이다.

◇산은, 한국GM 임시주총 비토권 행사 ‘불투명’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19일 오후 2시께 회사 분할에 관한 분할계획서 승인을 안건으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R&D법인 신설안을 의결해 12월 3일자로 법인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4일 한국GM 이사회는 인천 부평 본사의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등 부서를 묶어 별도 R&D법인으로 분리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한국GM의 지분 17%를 가진 산업은행은 소수 주주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주총에 비토권을 행사한다는 입장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에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산은의 비토권을 주총에서 행사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본안 소송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산업은행의 비토권 행사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이번 법인 신설과 분리안이 특별결의 사안으로 분류돼야 산업은행의 비토권 행사가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GM은 이번 안건을 보통결의로 보고 있다.

특별 결의사항이면 주주의 85%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산업은행(17%)이 반대표를 던지면 안건 통과를 무산시킬 수 있다.

하지만 한국GM의 주장대로 보통 결의사항이 되면 과반수 찬성으로 안건이 확정되기 때문에 법인분리가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또 산업은행의 비토권 행사가 효력을 발휘하는 경우는 한국GM의 총자산 20%를 매각할 때 등인데 한국GM은 신설법인을 20% 이하 규모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 규정에 의한 비토권 행사도 어렵다는 관측이다.

◇산은, 법인분리 가결시 본안소송…실효성 의문

법인 분리가 확정되면 산업은행은 본안 소송으로 다투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본안 소송 결과는 확정되기 전까지 길게 수년이 걸린다. 법인을 세우고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철수로 이어지면 본안 소송 결과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넋 놓고 지켜보는 상황을 맞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비토권에 의지해 한국GM을 지원했던 산업은행의 책임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비토권 실효성은) 예전부터 이야기한 것인데 가처분 신청만 해놓고 산업은행이 그냥 결과만 기다렸다”다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초 산업은행은 한국GM의 국내시장 철수를 막기 위해 GM과 협의를 진행하고 지난 4월 7억5000만달러를 출자했다. 당시 이동걸 회장은 신뢰 관계를 형성했다며 GM이 약속한 6조8500억원의 투자와 향후 최소 10년 한국GM 운영 등을 강조했다.

하지만 7월 한국GM이 신설법인 설립을 검토하면서 몇 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신뢰는 깨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국GM의 깜깜이 경영을 사실상 막을 카드가 산은에게는 없는 상황”이라며 “8000억원의 세금을 들인 한국GM 정상화에 산업은행이 좀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국GM 노조도 산업은행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고 총파업에 돌입할 태세다. 이번 법인 분할이 호주 등 타국의 사례에 비춰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단계라는 게 그 이유다.

이를 위해 노조는 지난 1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내고 지난 15∼16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조합원 8899명 중 78.2%에 달하는 8007명의 파업 찬성 의견을 모았다.

노조는 22일 중노위의 쟁의조정 심의 결과에 따라 파업 결정이 내려지면 곧바로 파업에 돌입해 한국GM의 법인분할 저지를 위한 행동을 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와 3000여 명의 생존권을 앗아갔던 GM이 또 다시 법인분리라는 꼼수로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단계를 진행하고 먹튀 수순을 밟고 있다”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시설 투자에 사용하라고 정부가 지원한 8100억원을 꿀꺽 삼키고 법인을 분리하겠다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 될 수 없다”고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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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자한국 2018-10-19 08:16:03
이걸 안줬으면, 노조는 정부탓을 했을수도 있고, 보수언론도 정부탓을 했을테고, 주면 뺏길껄 알지만 최소한의 액션을 해야겠고.... 참 어렵다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