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쪼개기 매각...산은 또 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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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쪼개기 매각...산은 또 당하나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8.10.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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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금속노조 “한국GM, 쪼개기 매각 작업 들어갔다”
한국GM 법인분리 관련 주주총회 개최 금지 촉구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지난 5월 산업은행이 한국GM을 한국에 잡아두기 위해 혈세 8100억원을 투입했을 때 GM의 ‘먹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리고 채 반년이 되기 전에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돼 가고 있다. 한국GM은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연구개발(R&D) 법인을 신설한다. 기존 법인을 둘로 나누는 것이다. 먹튀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은 법인 쪼개기를 하루 앞두고 정치권 일각과 노조에서는 이를 막기 위한 막판 여론전을 벌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인 쪼개기를 노조 무력화와 ‘먹튀’를 위한 사측의 일방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국GM이 법인을 쪼갠 후 기존 법인의 생산 기능을 축소, 이후 구조조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이 같은 우려에 따라 주총에서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비토권 행사를 촉구했다. 

현실적으로 이들의 우려를 단순한 기우(杞憂)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 실제 국제자본은 전 세계에서 공장폐쇄·지분매각·사업철수의 수순을 밟아 ‘먹튀’를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이날 금속노조는 “GM법인 분리는 결국 한 몸뚱이인 회사의 머리와 손발을 자르겠다는 것”이라면서 “GM은 제 기능을 못하는 회사를 만들고 경영이 어렵다는 핑계로 공장을 닫고 노동자를 정리해고할 것이다. 그리고 연구개발자료와 자산만을 챙긴 채 한국을 뜰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그러면서 “GM은 한국GM을 지속적으로 축소해왔다. 한국GM 자회사엿던 유럽판매법인, 베트남 법인까지 팔아치웠다”면서 “이로써 한국GM은 해외판매 네트워크를 잃어버렸다. 이제는 연구개발기능까지 따로 떼어놓으려 한다”고 했다.

노조는 또 법인분리가 기존노조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했다. 이미 군산공장 폐쇄 이후 한국GM 노조원이 상당수 줄어들었다는 것. 노조는 “한국GM은 연구개발 인력을 쪼개고 분리된 회사에는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연구개발 새 법인의 노동조합을 무장해제하고 후일 이 자산을 챙겨 한국을 떠날 때 아무도 저항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현재 한국GM은 분할 목적으로 ‘용역사업 부문 분리를 통한 각 사업분야 집중’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추 의원은 “신속하고 전문적인 사업과 운영이 왜 하나의 법인에서는 불가능한가.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법인 분리를 하려는 이유를 모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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