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보’만 탐독하는 ‘국책’ 산업은행, 국내는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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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보’만 탐독하는 ‘국책’ 산업은행, 국내는 ‘뒷전’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10.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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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블룸버그·톰슨로이터 서비스이용료 11억원 지출
미국 등 다국적 미디어그룹에 편중된 수의계약 ‘지적’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KDB산업은행이 올해 상반기 미국의 최대 미디어그룹 블룸버그와 8억원대 서비스 계약을 맺는 등 해외 미디어그룹에 11억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외국계 금융정보업계나 조사·분석기관과 정보이용으로 2017년 한해 동안 지출한 비용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에 수십억원대 비용을 들인데 대해 편중 계약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해 6월말 기준 해외 미디어·금융정보업계와 총 12억200만원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이중 미디어그룹으로는 미국의 블룸버그(8억3200만원)와 캐나다·미국 등에 본사를 둔 톰슨로이터(3억800만원)로 11억4000만원을 지출했다. 이들 기업의 유료 통신 서비스와 단말기 사용 및 회선 확대를 위해서다. 그 외에는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3600만원), 중국 정보업체 Wind(1500만원), 항공감정평가 서버스업체 REED BUSINESS INFORM(1100만원) 등이다.

이 계약 규모는 예년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2017년 톰슨로이터, 팩트셋 등과의 서비스이용 계약 금액은 3억200만원이었다. 앞서 2016년에도 영국 시장조사업체 아이에이치에스 마킷, 에너지·천연자원 컨설팅업계 우드 맥킨지 등과의 계약규모는 2억700만원 수준이었다.

올 상반기 해외정보 이용을 끌어올린 것은 단연 블룸버그와 톰슨로이터다. 산업은행은 2016년 블룸버그와 2년간 데이터이용을 조건으로 1500만원을 지출했지만 올해는 1년 서비스이용료로 4억400만원이 들어갔다. 여기에 내년 11월28일까지 14회선 계약으로도 4억100만원을 지출했다. 톰슨로이터 서비스 이용비도 지난해 4900만원에서 올해는 6배나 늘었다.

때문에 사실상 미국시장의 금융정보미디어 업권을 양분하는 블룸버그와 톰슨로이터에 편중된 글로벌시장 정보이용 계약을 맺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해외 정보서비스는 매년 연장계약을 하는 식인데 은행의 자본시장부문 강화 차원이라고 해도 10억원 이상 늘어난 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미국쪽에 너무 편중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금리를 면밀히 분석하고 채권 등의 트레이딩, 파생상품 연구 등을 위해 해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분석한 데이터를 고객에게도 제공하고 있는데 다른 시중은행들도 다 매년 갱신계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관계자는 미국 미디어그룹의 편중 계약에 대해선 “서비스 계약이 수의 아니면 공모를 통해 하게 돼 있다”며 “(블룸버그의 지난해 누락분은) 공모로 계약이 진행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지난달 19일 알리오에 최종수정 게재한 ‘2018년 2분기 수의계약 현황’에는 블룸버그와수의계약 사유에 대해 “생산자 또는 소비자가 1인뿐인 경우로서 다른 물품을 제조, 구매해서는 사업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라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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