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우 홍보수석, 저축은행 의혹으로 전격 사퇴…靑 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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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우 홍보수석, 저축은행 의혹으로 전격 사퇴…靑 침울
  • 전승광 기자
  • 승인 2011.09.1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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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15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김 수석은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인 박태규씨로부터 로비를 받은 혐의로 검찰의 내사를 받자 이에 부담을 느끼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로부터 내사를 받는 것이 수석 신분으로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김두우 수석이 임태희 대통령 실장과 만나 사의 표명 문제를 협의했다"며 "김 수석의 사의 표명은 임 실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사표가 수리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김두우 홍보수석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박씨와 자주 통화를 한 것은 물론, 지난해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가 시작될 무렵 함께 골프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씨가 부산저축은행그룹 김양(58) 부회장한테서 받은 로비자금 15억원 중 일부가 김 수석에게 건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격 사퇴하자 청와대는 침울한 분위기에 잠겼다.

김 수석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로비를 받거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고 검찰 수사 과정에서 모든 것을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수석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김 수석이 청와대에 재직하는 동안 로비스트 박태규씨와 수차례 통화하고 가명으로 골프를 쳤다는 사실 만으로도 청와대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날 오후 김 수석에 대한 소환을 통보하자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김 수석을 비롯해 김효재 정무수석, 정진영 민정수석 등을 불러 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김 수석은 사의를 표명했고 이 사실은 곧바로 이 대통령에게 보고된 뒤 이날 저녁 발표됐다. 청와대가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 수석이 실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레임덕을 가속화하는 심각한 타격이 될 수도 있어 청와대의 고심은 커지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태규를) 못 데려오는 것이냐, 안 데려오는 것이냐. 내가 캐나다 총리에게 (송환 요청) 서한이라도 보내야 하느냐"며 더딘 수사진행 상황을 질책했다.

이 같은 질타가 부메랑이 돼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에게 돌아오자 청와대 관계자를 대상으로 추가 의혹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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