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왜 이러나…이자 장사, M&A실패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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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왜 이러나…이자 장사, M&A실패 ‘눈총’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10.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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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 22일 국회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
조직관리·경영능력 도마 위…산자위에도 불려가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오는 22일 열리는 KDB산업은행의 국정감사에서는 지난해 9월 취임한 이동걸 회장의 경영능력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최근 4년간 중소기업 대출에서 부당이득을 취한 것을 비롯해 정책지원 일자리 창출 부풀리기 의혹, 잇단 자회사 매각 실패 등 국책은행을 수장으로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서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이동걸 회장은 22일 정무위원회 국감에 출석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0일 이 회장은 한국GM사태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불려갔다.

◇산은, 중소기업 상대로 이자 장사 ‘논란’

이번 정무위 국감에서는 중소기업을 상대로 고금리 대출을 통한 부당이익을 챙긴 경위에 대해 집중적인 여야의 질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014년 11월부터 올해 3월말까지 금융중개지원대출(중개대출)을 취급하면서 한국은행으로부터 저리의 이자로 빌린 돈을 중소기업에는 비싼 이자를 적용한 일반대출을 실시해 140억5000만원의 차익을 얻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은 한은으로부터 저리 자금을 공급받기 위해 일반대출 이자를 적용한 대출에 대해서도 중개대출 취급 실적으로 허위보고를 하는 등 중징계에 해당하는 비리를 저질렀다.

특히 이 회장 취임 이후 자금조달 차익 규모는 더욱 늘었다. 이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9월 산업은행의 중개대출 관련해 자금조달금리와 실제대출금리 차이는 0.72%포인트로 자금조달 차익은 4억4200만원이었다. 그러나 그 해 12월에는 금리 차가 1.02%로 벌어지면서 6억300만원의 차익을 챙겼다. 올해 1분기에도 5억4600만원∼5억9200만원의 차익을 매달 얻었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이 정책금융 성과를 제출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매출 실적을 왜곡·허위보고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정무위 소속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추경 사업으로 ‘4차산업 혁명 파트너 자금’ 예산 800억원을 편성 받아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4차산업 관련 기업 271개사에 2조원 규모 대출을 실행했다. 그러면서 부실집행을 예방하고자 지원 실적 등을 국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8월 국회에 제출한 이 사업 성과보고서에서 정책자금을 지원받은 271개 기업의 일자리가 5349명 늘었고 작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1.9%가 늘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일자리 증가분은 정책자금을 받아 채용된 특정인원이 아니라 한국고용정보원 피보험자 수 단순 증가율이었으며 이는 기업 영업활동의 결과이지 정책자금 집행 성과로 볼 수 없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또 지원기업 271개사 중 265개사가 신규채용을 했다고 산업은행은 보고했지만 실제 종업원 수가 증가한 회사는 158개로 58.3%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관련 없는 통계자료를 근거로 정책자금 집행 성과로 왜곡하는 것은 분식회계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 구조조정 잇단 실패…경영능력 ‘질타’

산업은행이 손대는 기업 구조조정마다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여야의 질타가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올해 초 대우건설을 호반건설에 매각하려 했으나 모로코 등 해외사업장에서 3000억원이 넘는 추가 부실이 드러나며 매각이 무산됐다. 대우건설을 수년 동안 관리해왔음에도 잠재부실을 제때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이 회장은 현재 대우건설 매각을 다시 추진해야 하지만 주가가 적정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 주가는 5000원대 초반을 머물고 있다. 호반건설이 인수하기로 한 가격(주당 7700원)에서 30% 넘게 하락했다. 특히 올 상반기도 전년보다 못한 성적표를 내놨다. 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5조4060억원, 영업이익 30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6%, 34.5% 줄었다.

아같이 산업은행이 기업 구조조정에 실패하고 손실을 내는 데 대한 지적도 이어질 분위기다. 김선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산업은행은 2008년 이후 지난 3월까지 기업 구조조정 관련 15조원의 손실을 냈다. 이는 전체 손실의 34.5%를 차지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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