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순방서 한반도 평화외교 주력...교황에 김정은 초청도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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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순방서 한반도 평화외교 주력...교황에 김정은 초청도 전달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8.10.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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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제재 주도 유럽에 제재완화 호소 주목 /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등 북한 국제고립 탈피 노력도
문재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18일(현지시간)에는 프란치스코 로마 교황과 회담을 갖는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7박 9일의 유럽 순방 기간에 한불 정상회담을 통해 프랑스에 한반도 비핵화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할 예정이다. 또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방문 요청을 전달한다. 종전선언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포석을 다지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포스트 종전선언' 눈앞에...유럽사회에 대북제재 완화 검토 호소

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현지 동포와의 간담회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한반도의 비핵화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불 정상회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 완화 협력을 당부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프랑스는 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유럽연합에서 유일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핵보유국이기도 하다.

프랑스는 2000년대 이후 북한 대사관 설치 등 외교관계를 수립한 독일, 영국, 스페인과 달리 아직 어떤 외교관계도 수립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과 이란과의 핵합의에 적극 참여했던 것과 달리 북미 비핵화 협상은 관망하는 상태다. 북한은 프랑스에 국교 수립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프랑스는 북한의 모호한 비핵화 약속 등을 이유로 거부해왔다. 이에 따라 이번 한불 정상회담 이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시했던 북한 연락사무소 설치 재개 등 외교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진전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또 18일~19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아셈 정상회의)에서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한·EU 정상회담도 갖는다.

이처럼 동북아 국가를 뛰어넘는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다자 외교 무대 확대는 비핵화 진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지난 BBC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 등을 해제하기 위해 북한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북한에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압박하기도 했다. 미국이 국내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대북제재 유지 기조를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외 유럽 국가 등에서 어느 수준의 비핵화 조치를 조건으로 대북제재 완화를 검토한다면 북한도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조속히 이행할 여건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성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포스트 종전선언’ 체제에서의 비핵화 보상조치 마련을 위한 환경 조성 차원일 가능성도 있다. 종전선언 이후 한미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보상조치 카드는 개성공단 재개, 남북 철도 도로 착공 등이 있지만 모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묶여 있다. 

▮김 위원장 초청 전달...전세계적 영향 미칠 교황 대북 메시지 주목 

18일 정오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한다. 김 위원장이 교황을 평양으로 초청했다는 청와대의 발표에 대해 로마 교황청 측은 문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례적으로 정오에 문 대통령과의 일정을 잡고 전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드리는 등 파격 예우를 감안할 때 교황이 북한 방문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13억 천주교 신자들의 지도자인 교황이 북한을 방문할 경우 그 자체만으로 국제사회에 큰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1일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 참석한 유흥식 주교는 "교황의 방북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거대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등 정상국가로 나아가는 데 치명적인 인권문제를 안고 있는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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