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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동성제약 사태’가 알려주는 교훈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최근 코스피 상장사 동성제약의 ‘해외 학술지 투고’ 진위 여부가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동성제약은 췌장암 치료제인 2세대 광과민제 ‘포토론(Photolon)’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제약사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포토론의 임상허가 소식과 신약개발 성공 기대에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하면서, 지난달 5일 기준 주당 4만5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장 이래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 동성제약의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한다. 포토론의 임상결과가 해외학술지에 투고된 사실이 없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이에 따라 동성제약의 주가는 급락하며 한달도 채 안 돼 주가는 절반 수준인 주당 2만5000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지난 7월 한 매체는 동성제약이 ‘해외 유력 학술지’에 임상관련 논문을 투고했다는 보도를 내놨다. 제약·바이오주 특성상 해외 학술지 투고는 주가 부양 효과를 가질 수밖에 없다. 학술지가 연구의 신뢰도를 뒷받침 해주고 임상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성제약은 최초 보도 일시인 지난 7월20일 이후 학술지 투고 여부와 관련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 기간 동성제약의 주가는 약 2개월 만에 2배 이상 뛰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서울 아산병원의 해외 학술지 투고 사실이 없다는 보도가 나오고 동성제약도 이달 1일 되서야 거래소의 조회공시에 대해 “해외학술지 투고 사실이 없다”고 답변하면서 급등세는 일단락 했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동성제약이 해외 학술지 투고 여부와 관련해 투자자와 시장 관심이 증폭하면서도 2개월이 넘는 기간 해명에 나서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자율공시를 통해 언론의 보도내용과 관련한 해명을 자유롭게 상장사가 공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동성제약은 그간 보도자료 등을 통해 임상진행 과정에 대한 순조로움을 밝혔지만, 해외 학술지와 관련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의구심이 커지니 가정할 수밖에 없지만, 만약 해외 학술지 투고 여부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는 곧 허위 사실임이 명백하다. 이 때문에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IR담당자는 언론 풍문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단순 풍문이더라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언론보도 역시 상장사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특히 회사의 생존기로를 결정하는 매출이나 구체적인 신사업 진출 등을 포함하는 경우 더욱 그렇다. 상장사의 소극적인 언론대응과 불확실한 정보가 개인 투자자의 투자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잘 보여준다.

많은 전문가들이 제약·바이오주가 거품이라고 말한다. 기본적인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적 기업여건)이 아닌 신약개발이라는 희박한 희망 하나에 모든 투자 판단을 맡겼기 때문이다. 상장사는 투자자들에게 투자 판단에 기초가 되는 정보를 공시하지만, 공시 자체가 신사업에 대한 성공 여부를 제시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혁신적인 사업 내용이라 하더라도 투자는 기업의 실적이나 재무를 기초 삼는 것이 중요하다. 언론도 기업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매출과 연결되는 취재 내용을 보도할 경우 주가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주식 투자 판단의 결정은 투자자가 한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공시보단 언론이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더 친숙할 때가 많다. 하지만 언론에도 직접적인 공시가 아닌 이상 취약한 정보가 많으므로 펀더멘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일수록 가능한 신중히 접근해 재무 상태나 공시 등을 꼼꼼히 따지는 습관이 요구된다.

홍석경 기자  adsl11654@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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