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3분기 실적 시즌 돌입…삼성 빼면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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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3분기 실적 시즌 돌입…삼성 빼면 ‘글쎄’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8.10.0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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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일부 대형 IT주 제외하면 ‘역성장’…무역분쟁·금리상승 등 증시압박”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국내 기업이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 영업이익 부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미국의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글로벌 투자자금의 신흥국 이탈 가능성도 있어 국내시장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앞선다.   

9일 증권업계 리서치센터에서 추정한 올해 3분기 상장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약 55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분기 사상 최대 규모이지만 이 전망치는 시간이 흐르면서 하향 조정되고 있다.

특히 시장 전체적으로 3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 삼성전자가 3분기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의 3분의 1에 달하는 17조5000억원을 벌어 들였지만, 이를 제외하면 ‘역성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지 않다.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그대로 적용하면 이익 증가율은 12.6%로 지난해 3분기 이익 증가율의 절반”이라며 “괴리율을 감안하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4%로 급락한다”고 분석했다.

KTB투자증권 리서치 관계자도 “반도체 업종이 주도하는 이익 성장세가 심화되는 점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며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까지 40.4%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1년 이후 최대치로 2016년 22.2% 보다 약 2배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대형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영업이익 의존도가 높다. 두 종목을 제외하면 3분기 코스피 이익 성장률은 전년보다 3.7%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한국과 같은 신흥국 시장의 분위기를 무겁게 억누르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연 3.22%를 넘어 7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의 기준금리가 여전히 완화적이고 중립금리로부터 한참 멀다고 최근 언급하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한층 더 커졌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훼손되면서 외국인 자금의 신흥국 이탈이 빨라졌다. 코스피 시장에서만 지난 5거래일간 외국인이 1조4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어닝시즌에임에도 코스피 지수는 현재 2253.83에 약보합 흐름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증시 조정은 급격한 가격조정(Correction)보단 지루한 기간조정(Pull-back) 가능성이 더욱 높다”며 “실적 및 배당 안전지대 반도체·정유·은행 등과 바이오·미디어·엔터 등 핵심 성장주 중심의 트레이딩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역분쟁·실적부진·금리상승 등 코스피 압박…증시 눈높이 낮아진다

3분기 실적발표 시즌임에도 국내 증시가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전까지 ‘무역전쟁’이나 ‘통화정책’ 같은 단일 변수가 증시 하락의 원인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증시 반등의 조건으로 요구되는 변수가 많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미국 채권 금리 상승에 대한 경계감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3.69포인트(-0.60%) 떨어진 2253.83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상승세를 이어가며 코스피는 2300선, 코스닥은 800선을 회복하면서 국내 증시의 회복 가능성에 대한 낙관론이 확대됐지만, 지난 9월 28일부터 6거래일연속으로 하락하면서 또 다시 코스피 2200선, 코스닥 700선으로 내려앉았다.

현재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 휩싸여 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증시 상승과 하락은 무역 전쟁이나 환율 등과 관련 한 가지 원인만으로도 해석이 가능했지만, 최근 들어 주가 등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월 국내 증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우선 무역 전쟁과 관련된 리스크는 예측 불허지만, 원유 수입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중국의 반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소비 관련주들은 입국자 중 다수가 불법 체류자라는 소식에 더해 3분기 이익 기대감이 훼손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실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서프라이즈를 보이지 않는 한, 이익에 대한 불안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 업종의 경우, DRAM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매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국인 순매도의 주 타깃이 되고 있다. 바이오 업종은 역시 ‘동성제약’ 급락 여파로 업종에 대한 신뢰도가 훼손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도 국내 증시를 억압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3.2%선까지 상승한 것이 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나라 금리의 상승세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단기물(3년) 국채 선물에서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심상치 않다. 외국인은 지난 6월부터 약 3개월 동안 3년물 국채 선물 총 10조6000조원 순매도 했을 정도로 하반기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베팅했다.

다만 최근 정부 관계자들의 금리 인상 관련 발언이 잇따르면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대하는 추세다. 결정적으로 9월 연방준비제도(FOMC) 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25bp(베이시스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한미 기준금리 차가 75bp 까지 확대됐고, 12월 FOMC 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돼 있다는 점에서 향후 100bp 까지도 벌어질 수 수 있다. 대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금유출 가능성도 점차 한국은행을 압박하는 요인임이 분명하다.

반면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의 부진으로 인해 여전히 기준금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직전까지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한 노이즈가 지속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게다가 미국 10년물이 3.2%선까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저가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은 국내 10년물 금리 역시 현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FOMC 의 내년 인상횟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미국과 국내 증시에서 금리는 한동안 증시의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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