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도쿄→평양→서울→베이징 ‘북핵 해결사 폼페이오의 숨가빴던 3박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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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도쿄→평양→서울→베이징 ‘북핵 해결사 폼페이오의 숨가빴던 3박4일’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10.09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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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폼페이오와 5시간 넘게 면담 / 풍계리 등 핵시설 폐기 검증 약속

[매일일보 박규리 조현경 기자] 도쿄·평양·서울·베이징을 거쳐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숨가빴던 3박4일의 일정이 9일 최종 마무리됐다. 이번 일정을 통해 북미 간에는 핵시설 폐기에 대한 검증과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일본 납북자 문제는 진전 없어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6일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총리와 고노 다로 외상을 만났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과 아베 총리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추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며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가 없는 한 미국은 응하지 않겠다는 생각이고, 일본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날 고노 외상은 "핵시설 신고가 비핵화를 위한 첫걸음"이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언제라도 사찰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폼페이오 장관과 아베 총리의 만남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관해서도 언급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일본인 납치 문제를 다시 제기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북한의 납치·미사일 문제에 대해 면밀히 의견을 조정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일본을 떠나 평양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과 만나 납치문제에 대해 언급했지만 김 위원장으로부터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북 후 폼페이오 "중대한 진전"

7일 일본을 떠난 폼페이오 장관은 당일 평양에 도착해 김 위원장과 당초 알려진 3시간 30분보다 2시간 더 긴 5시간 30분간 면담했다. 면담에서는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둘러싼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면담 결과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국제 사찰단의 참관을 허용했다.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을 유관국 전문가 참관 하에 영구 폐기하기로 한 데 이어 풍계리도 검증 대상에 추가한 것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합의에도 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 "북·미가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합의는 북미 간 이견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추정을 가능케한다. 폼페이오 장관도 비핵화 문제를 두고 "중대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했다.

다만 풍계리와 동창리 사찰은 김 위원장이 이미 약속한 것을 '재포장'한 선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전문가들은 방북 성과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최종 성과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간 '빅딜' 사항으로 남겨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들이 다음 정상회담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폼페이오 "평화협정에 중국도 일원"

폼페이오 장관은 워싱턴으로 돌아가기 전 베이징을 방문했다.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홈페이지 공개)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에 대한 공동 결의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첫 목적지인 도쿄로 향하는 길에 "일이 잘돼서 (비핵화를 위한) 목표에 다다를 때 우리는 정전협정을 끝내는 평화협정에 서명하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중국이 그 일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미중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양국 간 무역마찰에 따라 왕 국무위원이 항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국무위원은 "최근 미국은 끊임없이 중미 무역 마찰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대만 문제 등에 관해서 중국 권익을 해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중미관계 회복을 위해 미국은 잘못된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지 못하고 왕 국무위원을 만난 후 곧바로 중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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