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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거대여야, 조속한 정개특위 구성으로 정치개혁 의지 보여야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출범이 여야 합의 불발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정의당 몫으로 정개특위 위원장 자리가 내정된 바 있지만 자유한국당이 교섭단체 상실을 이유로 정의당 배제를 요구하고, 비교섭단체 인선 문제를 두고 여야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탓이다. 그러나 ‘국회 원구성 합의’라는 대원칙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교섭단체 여부를 둘러싼 이 논쟁은 무의미해 보인다.

선거제 개편을 논의하는 정개특위는 지난 7월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 당시 위원장을 정의당이 맡고, 여야 각 9명씩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별세로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교섭단체가 사라지며 여야는 민주 8명, 한국 6명, 바른미래 2명, 비교섭단체 2명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근 한국당은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정의당을 정개특위에서 배제해야한다는 주장을 느닷없이 내놨다. 이에 더해 비교섭단체 의원 추천권을 두고 각자 우군을 차지하기 위한 여야 대치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당이 기존 원구성 협상을 무시하고 정개특위 명단도 제출하지 않는 것은 정의당의 주장대로 ‘몽니’로 보인다. 노 의원의 별세 당시 원구성 합의를 존중하겠다고 했던 원내대표들의 약속을 바꾼 것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채택 불발에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것을 두고 한국당이 ‘청와대의 협치 포기선언’이라고 비판한 것에 이어, 국회 대정부질문을 제2의 청문회장으로 바꾼 것을 보면 여야 모두 입으로만 협치를 말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

선거구제 개편이 주요 이슈로 부상하는 것은 국민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당장 거대 양당 구조를 개혁하지는 못하더라도 정개특위가 하루빨리 구성돼 전반적인 논의라도 시작해야 할 시점인 이유다. 선거 때마다 유권자의 수많은 사표가 발생해 민의 왜곡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는 현행 소선거구제에 대한 논의 필요성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물론 선거제도 개편은 지지기반에 따라 여야의 득실이 극명하게 갈릴 수 있어 합의가 쉽지 않다. 일각에서 개헌보다 선거제도 개편이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까지 선거제도 개편 의지를 밝힌 만큼, 정개특위 출범을 위한 막판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위를 3개월 가깝게 방치한 여야 의원들을 향한 국민의 시선은 이미 곱지 않다. 한국당이 여전히 거대양당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해, 시간끌기를 하는 것이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는 여야가 입법 성과를 낼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다. 선거구제 개편 등 정치적 대립의 심화로 나머지 특위에서 논의할 남북경협, 에너지, 4차 산업혁명 등 국가 성장을 위한 현안도 또 다시 뒷전으로 밀려났다. 드루킹 특검 등 현안에 대한 여야 대치로 전반기 국회가 공전하며, 각종 민생법안들에 먼지만 쌓여갔던 모습이 다시금 떠오르는 이유다.

김나현 기자  knh9596@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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