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창 이사철인데…거래절벽·전세위축 ‘썰렁한’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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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창 이사철인데…거래절벽·전세위축 ‘썰렁한’ 부동산
  • 이동욱 기자
  • 승인 2018.10.1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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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 대책 이후 매도·매수 관망세 뚜렷
호가 낮춘 급매 나오고 전셋값도 안정
강남3구, 매매·전세 문의도 모두 뜸해
9·13 대책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이 짙은 관망세로 돌아섰다. 손님이 끊긴 강남 공인중개업소 밀집 상가가 썰렁한 모습이다. 사진=이동욱 기자

[매일일보 이동욱 기자] “‘9·13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전후로 거래가 안돼 힘들었는데, 이번달 들어서도 손님이 없네요. 매매 전세 모두 거래가 없다 보니 이사철인데도 동네가 조용해요.” (송파구 잠실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

“매매 문의는 없고 전세 문의만 조금 있습니다. 호가를 낮춘 매물이 하나둘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 입장에선 더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 같아요.” (마포구 아현동 B공인중개업소 대표)

정부의 연이은 규제와 금리인상 이슈 등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매도·매수자 모두 집값 추이를 두고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지난 1년 동안 급등하던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폭이 점점 줄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호가를 낮추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지만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9일 서울 강남·강북의 공인중개업소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한산했다. 가끔 찾아오는 손님들은 하향 가격 매수를 문의하거나 싸게 나온 급매물이 있는지 묻고 이내 발길을 돌렸다. 

송파구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집 팔아 양도세를 낼 바에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려는 다주택자들이 아직도 많은 것 같다”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은 있지만 추가적인 가격하락을 예상해 더 기다려본다는 심리가 강하다”고 말했다.

시장 위축으로 매매거래도 급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2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114건이었으나 10월 들어 9일까지는 85건에 불과했다. 일선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강남3구를 비롯해 마포나 용산, 성동 등 강북 인기 지역도 매매거래는 거의 없는 상태다.

마포구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통개발’ 계획을 밝힌 후, 이 일대 아파트값이 최고 2억원까지 올랐었다”며 “현재는 호가 상승이 멈춰 거품이 조금씩 빠지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한때 16억원까지 치솟았던 아현동 래미안 푸르지오 전용 84㎡의 현재 호가는 14억~15억원에 형성돼 있다.

지하철 2호선 아현역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64·여)은 “집값이 너무 올라 집 한채 갖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워졌다”며 “아무래도 집값이 좀 내려야지 서민들이 내 집 마련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가을 이사철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이삿짐 차량도 요즘 눈에 띄게 줄었다. 매매뿐 아니라 전세수요도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파구 C공인중개소 대표는 “집값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전세시장도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집값 급등기에 내집 마련에 나선 무주택자들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전세수요도 줄어, 이사철 분위기가 예년만 못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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