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대가로 핵리스트 대신 영변 폐기...강경화의 북미담판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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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대가로 핵리스트 대신 영변 폐기...강경화의 북미담판 시나리오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8.10.04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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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가능성 / 폼페이오, 평양 거쳐 베이징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 등과 관련한 내신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에 핵 리스트를 요구하는 것을 미루고 북한이 제안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수용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 방문 직후 곧바로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남북미 3자 종전선언 대신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북측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한발 앞서 4일 베이징을 방문했다.

강 장관은 이날 내신기자 브리핑에서 “비핵화를 완전하게 달성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과거에 했던 방식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상응 조치를 모두 다 포괄적으로 고려하면서 로드맵을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에서는 우리도 마찬가지고 미국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성과가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지만, 융통성을 갖고 비핵화가 필요로 하는 조치, 비핵화를 위해 북한이 필요로 하는 조치를 어떻게 매칭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번 방북을 통해 북미 양측은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비핵화 문제 관련 보다 구체적인 협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방북 직후 폼페이오 장관은 바로 서울을 방문해 문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해 방북 결과를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과거와는 다른 접근 방식과 관련, 강 장관은 이날 공개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암시한 부분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영변 핵 시설을 영구적으로 파괴하겠다는 것”이라며 “만약 종전선언과 같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해 북한이 이처럼 대응한다면 비핵화를 향한 거대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협상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강 장관의 말대로 영변 폐기 약속 대가로 종전선언이 선행될 경우, 중국을 포함하는 4자선언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6.25전쟁 당시 의용군 자격으로 참전한 중국은 휴전협정 체결시 공식적인 당사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동안 종전선언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당사자임을 강조해 왔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오는 7일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남을 가진 후 8일 중국을 방문해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 및 왕이 국문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날 예정이다. 외교 소식통은 “방북 전후로 동맹국들뿐 아니라 중국과도 곧바로 협의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중국이 종전선언에서 ‘지분’확보를 선언한 만큼 북한과의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논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핵 문제와 북미협상을 담당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이미 중국 베이징을 먼저 방문한 것을 고려할 때 남북미 3자 회담에서 중국이 포함된 4자 회담으로 종전선언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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