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저출산, ‘탓’하기보다 ‘배려’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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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저출산, ‘탓’하기보다 ‘배려’가 먼저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8.10.03 15: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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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중기부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2018년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7월 신고된 혼인은 2만100건으로 지난해 7월보다 1100건(5.8%) 소폭 늘어났지만 올해 7월 출생아는 2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00명(8.25%) 감소했다. 출생아 수가 2015년 12월 이후 32개월 연속으로 줄고 있는 것이다.

주변에서 결혼한 부부들에게 “좋은 소식 없니” “아이 왜 안 갖니” “빨리 갖는 게 좋다”고 말하는 것을 흔히 접한다. 하지만 이들은 질문만 던진 채 그들에게 숙제만 떠안겨주고 도와주긴 설령 배려가 부족하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쓴 남성 근로자는 1만4735명으로 전년(9681명)에 비해 5054명(52.2%) 늘었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사내 복지 수준이 높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이다.

임신한 여성 근로자는 더욱 더 육아휴직 사용을 주저한다. ‘육아휴직 사용을 꺼리는 회사 분위기’가 가장 큰 이유다. ‘고용불안정성’, ‘인사상의 불이익’ 등의 고민도 크다.

정부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육아휴직 제도 예산을 올해 9886억원에서 1조1388억원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2019년 육아휴직제도를 보면,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할 경우 3개월까지 월급의 80%을 받을 수 있고 4개월부터 끝날 때까지는 전년 대비 10% 늘어난 월급의 50%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정부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노력하지만 기자가 보기엔 ‘무용지물’ 같다. 실제 주변에서만 봐도 회사 눈치로 육아휴직 제도를 쓴 직원이 많지 않다. 출산휴가 3개월만 사용하고 복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인데도 누리지 못하고 예쁜 아기를 품안에서 보지 못한 채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니…언제부턴가 여성들의 삶이 이렇게도 팍팍해졌는지, 남일 같지 않아 참으로 안타깝다.

육아휴직 제도만이 문제가 아니다. 임신한 직장인들은 근무할 때 남한테 피해 주지 않기 위해 더 애를 쓰고 아파도 티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변인들은 말로만 “괜찮니” “힘들겠다”고 할 뿐 모두 자기 업무 보고 쉬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심지어 몇 명은 임산부니까 일을 덜 한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고 임신 직장인이 휴가를 내거나 업무 관련 양해를 구할 때 임신 유세 떤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생활 속에서도 배려 없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지하철과 버스 자리에 누가 봐도 눈에 띄도록 ‘분홍색’으로 ‘임산부 배려석’을 만들어 놨지만, 그 자리에 아저씨들이 앉아있는 경우가 많다. 임산부 뱃지를 들고 근처에 서 있어도 외면하고 딴 곳을 응시하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노력이 헛되지 않게 정책이 잘 시행되고 임산부들이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태아를 품고 아이를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회사의 적극적인 육아휴직 제도 권장과 직원들과 주변인들의 세심한 배려 등 도움이 절실하다. 저출산 문제를 논하기 보다 배려하는 문화가 먼저 되어야 출산율이 올라가지 않을까?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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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2018-10-10 14:49:19
지하철 임산부배려석 보시면 아줌마들이 더 많이 앉아계십니다.
아저씨라 하지말고 같이 공통으로 쓰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