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조강특위 인물난...한국당 인적쇄신 출발부터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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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 조강특위 인물난...한국당 인적쇄신 출발부터 난항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10.0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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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특위 구성 난항...당 혁신가능성 기대치 낮다는 분석 / 박지원·박원석 “대권 욕심’ 김병준의 꼼수, 손에 피 안 묻히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2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김나현 기자] 국정농단 사건 이후에도 내부반발로 인적청산에 주저했던 자유한국당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논객 전원책 변호사를 기용해 칼을 빼들었지만,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1일 자로 당협위원장 전원을 일괄 사퇴시키고 곧바로 비대위의 인적청산 기능을 외주한 조직강화특위를 발족할 예정이었지만, 3일까지 구성을 마치지 못했다. 그러면서 '12월 말 완료'를 목표로 한 당협 교체작업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인물난을 겪으며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해 야권 몰락 위기에 놓였던 지난 6.13 총선때와 마찬가지로 낮은 당 지지율과 혁신가능성에 대한 외부인사들의 기대치가 낮아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에 따르면 조강특위는 총 7명으로 구성돼 당연직인 김용태 사무총장이 위원장으로, 김석기 전략기획부총장, 김성원 조직부총장, 외부위원 전원책 변호사 등 4명이 참여 확정됐다. 여기에 지난달 중앙윤리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영종 전 검사와 당무감사위원장으로 임명된 황윤원 중앙대 교수가 전 변호사와 함께 인적청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머지 외부 위원 3명(소설가 이문열, 이진곤 전 당 윤리위원장, 이영애 전 판사) 중 이 작가는 "잘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이미 고사했다. 나머지는 막판 설득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의 권한인 인적청산 기능을 외주받는 조강특위의 탄생을 두고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을 대신해 전 변호사가 인적쇄신 칼자루를 쥐고 '악역'을 맡은 것으로 보고있다. 김 위원장이 비대위 초기부터 "인위적인 인적 청산은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 1일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전 변호사에게 "본인도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하고 포기해야 하는 만큼 참여하게 되면 전례없는 권한과 자율성을 보장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전 변호사가 조강특위 위원직을 수락하는 전제조건으로 △외부 위원 선임의 전권 △당 소속 위원들의 표결 참여 배제 등을 요구했고, 김 위원장도 이를 상당부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권을 수여받은 전 변호사는 언론에 "욕을 먹더라도 칼자루가 있으니 할 일은 할 것이다", "온실 속 화초, 영혼 없는 모범생, 열정 없는 책상물림만 가득했던 한국당의 인재선발 기준을 송두리째 바꾸겠다"며 강한 인적쇄신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한국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대권을 바라보고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으려는 속내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당내 세(勢)가 약한 김 위원장이 당내 반발을 감안해 정면 대결을 피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제 와서 단물 다 빨아먹고 비대위원장이 자기 손에는 물도 피도 안 묻히겠다는 것"이라며 "역대 정치권을 보면 칼질해서 성공한 사람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도 "본인 손에는 피를 안 묻히고 우아하게 있다가 나중에 무주공산(無主空山)인 보수의 대권 주자로 발돋움하려는 그런 욕심을 은연중에 드러낸 거 아닌가"라며 "김 위원장의 꼼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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