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코리안투어㊤] 선수들은 모자 '로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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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코리안투어㊤] 선수들은 모자 '로고'가 필요하다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8.09.26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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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승자 11명 중 4명 메인 스폰서 ‘무’
과거 선수들의 태도 논란 기업 후원 ‘뚝’
코리안투어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우승한 투어 10년 차 엄재웅은 용품 업체 모자를 쓰고 있다. 사진= KPGA.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총상금 규모는 나아졌지만 스폰서의 선수 후원은 아직 절실하다. 올시즌 지금까지 코리안투어 성적표다.

올해 코리안투어는 총 17개 대회 총143억원의 규모로 치러진다. 지난해에 비해 대회 수는 2개 줄었지만 총상금 규모는 약 3억5000만원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인 2011년 21개 대회 143억원의 총상금 규모와 동일하다.

아쉬운 것은 선수들의 모자 로고다. 모자 로고는 선수의 자존심이자 기업의 얼굴이다. 하지만 우승자 11명 중 4명의 모자에 메인스폰서 기업 로고 대신 클럽 후원 업체 로고가 달려 있다. 반면 KLPGA투어는 우승자 전원의 모자에 메인스폰서 로고가 달려 있다.

후원 기업 규모도 차이가 났다. KLPGA투어는 롯데, KB금융그룹, 동부 건설 등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들이다.

하지만 남자 선수들의 경우 데상트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민휘 정도가 모자에 CJ 대한통운의 로고가 부착돼있다. 올 시즌 3승을 챙긴 '대세' 박상현은 동아제약이 메인 스폰서다.

메인 스폰서가 없는 선수들은 용품 후원 업체나 자신에게 도움을 준 기업체의 모자를 쓰고 투어에 나서는 상황이다.

박효원과 김우현은 부친의 사업체 이름을 모자에 달고 경기한다. 박효원의 모자에는 박승철헤어스튜디오가 새겨져있다. 김우현은 부친이 운영하는 제화업체 바이네르의 후원을 받는다.

심지어 메인스폰서의 후원을 기다린다는 의미로 모자 정면을 비워두고 대회에 나선 경우도 있었다. 열악한 남자 골프의 현실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코리안투어는 2011시즌 당시 최대 규모인 21개 대회에서 총상금 143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당시 대기업은 물론 금융권, 주류업계의 관심이 모이면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봄날은 오래가지 못했다. 스타 선수 부재와 선수들의 태도 논란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한 원로 골프인은 “여자 투어가 매년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경기 불황이라는 핑계는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로 골프인은 “프로암은 선수나 대회를 후원하는 기업의 관계자와 함께하는 자리다”면서 “일부 선수들이 이런 중요한 자리에서 고압적인 태도와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면서 후원하는 기업이 많이 떠났고, 결국 팬들에게도 외면 받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투어와 선수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코리안투어는 2015시즌은 전성기 시절의 절반 수준인 12개 대회 총상금 84억원까지 축소됐다.

2016시즌에는 1개 대회가 늘어나고 총상금도 95억원에 그쳤다. 이로 인해 대회가 줄어들자 생계를 위해 일본 투어 그리고 레슨도 병행하는 선수도 생겼다.

다행인 것은 지난해부터 투어가 질적 양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갤러리 수가 올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를 넘어서는 등 점차 예전의 인기를 부활하고 있다.

여기에 협회는 적극적으로 대회를 유치하면서 총상금 규모도 늘었다. 이제는 선수에 대한 기업의 적극적인 메인 스폰서 후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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