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남북경협’ 진전 없었지만 ‘미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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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 ‘남북경협’ 진전 없었지만 ‘미래’ 봤다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8.09.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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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들이 실상 직접 확인… 그룹별로 대북사업 밑그림
녹화사업 첫번째 추진될 듯… 유엔대북제재가 걸림돌
방북 중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박용만 대한상의회장이 18일 오후 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던  4대 그룹 총수들이 어떤 대북사업을 추진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총수들은 나름대로 소기의 목적과 대북사업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고, 북측 경제인들과 면담하고 변화된 북한의 실상을 엿볼 수 있었다는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번 경제인 특별수행원에는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SK그룹 최태원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현대자동차 그룹의 김용환 부회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등 경제인 17명이 동행했다.

국내 굴지의 그룹 총수들이 남북정상회담에 수행원으로 동행하면서 회담 이전부터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남북경협에 나름의 의지가 확인되면서 향후 경협사업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기대감은 리룡남 총리와의 면담에서 포착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이재용이다”라고 운을 땠고, 최태원 회장은 “에너지와 통신, 반도체 분야를 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LG는 전자·화학·통신 등을 하는 기업이다”며 자신들의 그룹과 경협을 연결시켜 소개하면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은 행사기간 내내 관심을 받았다. 삼성의 총수로서 첫 번째 방북길에 나섰으며 방북을 계기로 정부와의 관계 역시 재정립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경제인 면담에서 리룡남 부총리로부터 남북경협에 대한 역할을 요청 받는 등 국내 대표 기업인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방북길에 오른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출발 전부터 디지털카메라를 챙기는 등 방북에 적극적인 모습을 비쳤다.

최 회장은 귀국과 동시에 주요경영진을 모아 방북 성과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측이 남측 경제인에게 첫 방문지로 양묘장을 선보였던 만큼 녹화사업은 남북경협의 첫 번째 추진 과제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SK임업이 경협에 선봉장을 차지할 수 있다. 녹화사업은 유엔의 대북제재에서 빠져 있어 비교적 자유롭게 추진이 가능하다.

또한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반도체 분야역시 SK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경협에서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 역시 남북경협에 관심을 갖고 있다. 화학과 통신 분야를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TF팀을 가동해 준비 상황에 들어갔다.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경협에 가장 큰 성과를 본 기업은 현대그룹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정상화가 평양공동선언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확정지었으며 리룡남 부총리와 면담에서 “현 회장의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라고 밝히면서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에 대한 우선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미국과 유엔의 대북재제 속에서 경제협력의 확정짓지는 못했지만 북한에 대한 투자를 가시화 할 수 있는 실상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소득으로 평가하고 있다.

20일 귀국후 총수들은 그룹 임원들과 방북 성과를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은 회사마다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준비작업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특히 북측에서 큰 관심을 보인 이 부회장이 남북경협프로젝트를 어느 수준에서 준비하고 추진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에서는 개별 기업의 경협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급들이 직접 눈으로 북한의 실상을 확인하면서 각자 나름의 비즈니스적 구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귀국 후 그룹별로 대북사업의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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