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첫날] 과거와 달랐던 첫날...남북관계 새 단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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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첫날] 과거와 달랐던 첫날...남북관계 새 단계로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8.09.1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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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남북관계 반영하는 공식 환영식 / 예포 발사·의장대 분열 남북관계상 처음
18일 오전 10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전용기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내리자 김정은 위원장 내외가 포옹으로 환영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11년 만에 평양에서 열린 정상회담 환영식에서 달라진 것은 북한 통수권자뿐만이 아니었다. 순안공항에서의 예포발사와 의장대 분열, 김정은 위원장 부부의 영접은 국가 대 국가 간에 이뤄지는 의전행사 그 자체였다. 북한의 정상국가 이미지를 전 세계에 다시 각인시키는 동시에 남북관계가 새 시대에 들어섰음을 알렸다.

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가 도착하자 300여명 규모의 북한군 육해공군 의장대와 군악대가 의장 행사를 위해 붉은 카펫 앞에 섰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한 것은 물론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0년, 2007년 정상회담 때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다만 이번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앞에서 의장대가 사열하는 동안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이전까지 남북정상회담 의장 행사 때는 국기게양과 국가연주, 예포발사 등은 생략 됐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은 사열대에 올라 의장대가 분열하는 모습과 행진하는 모습도 지켜봤다. 이 역시 지난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 때는 없었던 행사다. 사열이 국가원수가 군대가 도열해 있는 앞을 걸어가며 예의를 받는 행사라면, 분열은 군대가 행진하면서 단상에 서 있는 이에게 존경과 예의를 표하는 행사를 일컫는다. 

이처럼 예포발사와 분열, 김 위원장 부부의 영접은 북한이 문 대통령을 더 극진이 예우한다는 1차원적 의미로 풀이될 수 있지만 이 자체로 남북관계의 질적인 변화를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예포발사 등은 양측이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국가와 국가 사이에 이뤄지는 의전인 만큼 서로를 국가로 인정하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온 것이다. 

의전뿐만 아니라 양 정상이 안고 있는 의제도 과거 두 차례와는 차원이 다르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북으로 북미대화가 재개되기만 한다면 그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도 했다. 이번 회담으로 북미 핵협상에서 큰 진전이 이뤄진다면 남북관계는 이전처럼 의전 수준을 놓고 의미없는 갑론을박만 따지는 단계에서 벗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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