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업들, 남북경협 준비 박차
상태바
에너지 기업들, 남북경협 준비 박차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8.09.18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K, 일찌감치 인천정유 인수하며 대북사업 준비
LS도 남북경협 사업성 분석하며 투자기회 모색

남북 경제협력 핵심 산업으로 에너지가 각광받는 가운데 관련 기업들도 사업 구상에 나섰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매일일보 백서원 기자] 3차 남북정상회담과 함께 남북 경제협력 핵심 산업으로 에너지가 부상했다.

북한의 산업 발전을 위해선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부터 갖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전력이 부족한 북한은 국내 에너지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은 18일부터 20일까지 북한 평양에서 개최되는 ‘제3차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한다. 이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로 참석,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SK그룹은 에너지·통신·건설 분야의 협력이 점쳐진다. 특히 남북 에너지 협력이 물꼬를 트게 되면 SK이노베션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을 경유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PNG)를 도입하면 액화해 운송하는 천연가스(LNG)보다 수익성이 크기 때문이다.

SK는 일찌감치 북한 에너지 관련 사업을 구상해왔다. 2005년 12월 인천정유(현 SK인천석유화학) 인수 당시 “에너지 부문에서도 남북 교류가 이뤄지는 상황이 오면 인천정유가 가장 유리한 입지적 특성이 있다고 판단해 인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동행하는 것도 에너지 분야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조성하고 있다.

일부 관련 회사는 이미 대북사업 전담 조직을 구성하는 등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상황이다. LS의 경우 각 계열사가 기획부서를 중심으로 남북경협 확대에 따른 사업성을 스터디하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17일 남북정상회담 동행을 앞두고 범 LG가인 LS그룹을 찾아 화제를 모았다. 관계자는 “집안 어른께 인사차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방북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관련 내용이 오갔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LS전선은 전압과 주파수, 전기 품질이 다른 남북 간 송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기술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남북한의 전력망이 연결되면 HVDC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표적인 남북경협 관련 그룹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의 기대감에도 대북제재라는 걸림돌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제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성급하게 나섰다간 자칫 대미사업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업계가 아직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만큼 남북경협 구체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