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11년 만에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의 환영식에서 달라진 것은 북한 통수권자뿐만이 아니었다. 순안공항 상공에 남북정상간 만남 처음으로 예포소리가 울렸고 전세계인들은 이들의 만남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가 도착하자 300여명 규모의 북한군 육해공군 의장대와 군악대가 의장 행사를 위해 붉은 카펫 앞에 섰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한 것은 물론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0년, 2007년 정상회담 때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다만 이번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앞에서 의장대가 사열하는 동안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이전까지 남북정상회담 의장 행사 때는 국기게양과 국가연주, 예포발사 등은 생략 됐었다. 이는 국가와 국가 사이에 이뤄지는 의전인 만큼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온 것이다. 물론 이번에도 국기게양과 국가연주는 없었지만 예포발사를 추가한 의미는 남다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사열대에 올라 의장대가 분열하는 모습과 행진하는 모습도 지켜봤다. 지난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정상회담 때도 분열은 없었다. 앞서 지난 4월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도 육·해·공 3군으로 구성된 우리 측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를 사열까지만 받았다. 사열이 국가원수가 군대가 도열해 있는 앞을 걸어가며 예의를 받는 행사라면, 분열은 군대가 행진하면서 단상에 서 있는 이에게 존경과 예의를 표하는 행사를 일컫는다. 과거와 달리 북한군이 더 적극적으로 문 대통령을 맞이한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는 부분이다.
11년 전과 달라진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예우는 이미 예고된 것이기도 하다. 지난 5·26 깜짝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앞으로 얘기가 좋은 결실을 봐, 가을에 평양에 오시면 대통령 내외분을 성대하게 맞이하겠다”고 해 이번 회담 행사에 진작부터 관심이 집중됐었다.
국빈급 정상이 머무는 백화원 영빈관 모습이 생중계로 잡힌 것도 처음이다. 지난 2000과 2007년 때도 두 정상 간의 역사적인 첫 만남만 우리측TV로 생중계됐지만, 정상회담 발언 등 주요 내용은 시차를 두고 녹화 중계했었다. 이번에는 '혁명의 수뇌부'로 불리며 내부 공개를 꺼려왔던 조선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회담이 진행돼 정상간 모두발언은 생중계되지 않지만 만찬과 공연 관람 등이 생중계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