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혼술·혼밥 시대, ‘4인 필수’ 강조하는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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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혼술·혼밥 시대, ‘4인 필수’ 강조하는 골프장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8.09.1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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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폭염이 지나고 본격적인 가을에 접어들면서 가을 라운드를 즐기는 골퍼도 많아졌다. 주말 골퍼인 기자 역시 가을 라운드를 즐기기 위해 수시로 골프장 홈페이지 또는 골프 예약 사이트에 들어가 티타임을 확인한다.

그런데 항상 불편함이 있다. 티타임을 확인하고 예약을 하려는 순간 4인 필수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4인이 라운드를 해야 그 가격이라는 말이다.

대부분 국내 골프장은 최소 3인 이상부터 라운드를 허용한다. 물론 특정 시간에 한해 2인이나 5인 라운드를 허용하는 골프장도 있다. 하지만 3인 플레이를 하려면 별도로 골프장에 문의를 통해 가능 여부와 가격 등을 확인해야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3인일 경우 4인의 그린피나 가격을 요구하는 골프장도 많다. 뿐만 아니라 카트비는 대부분 골프장이 팀당으로 계산한다. 물론 경기도 고양시 한양파인CC 등 인원 당 카트비 계산하는 곳도 있다.

결과적으로 4명이 한 팀이 구성되지 않으면 라운드 자체를 포기하거나 더 비싼 금액을 내야 한다. 아니면 골프장에서 모르는 사람과 조인을 하거나 조인사이트 등을 통해 라운드 인원을 맞춰야 한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모르는 사람과 라운드가 불편할 수 있다. 조인 라운드 경험상 매너가 좋은 골퍼들이 많았지만, 간혹 원치 않는 레슨과 내기를 요구하는 비매너 골퍼도 있었다.

골프장 입장에서는 3인보다 4인이 매출에 영향을 주고, 타 종목에 비해 높은 제세공과금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또, 예전에는 접대 문화의 성격이 강했던 한국 문화 골프 특성상 4인 플레이가 공식으로 굳어졌다.

반대로 외국의 경우 4인을 맞추지 않아도 2, 3인이 얼마든지 골프장이나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가까운 일본만 봐도 2명이서 노캐디로 자유로운 라운드가 가능하다. 유독 한국 골프장만 4인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다. 골프장 수가 많아지고 스크린골프의 보급으로 일부 특정 부류가 즐기던 스포츠가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또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는 1인 가구수가 증가하면서 혼밥·혼술을 즐기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골프장 역시 이에 맞춰 변화의 길로 가야 한다. 골프는 접대가 아닌 스포츠다. 5시간 동안 자연 속에서 걷고 즐기며 심신을 단련하는 운동이다. 이러한 운동은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진정한 대중화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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