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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 기본 중의 기본은 '설명 의무'

[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은행상품과 비교해 복리이고 금리조건이 우수하다는 설명만 듣고 저축보험에 가입했어요. 납부금액을 줄일 때도 사업비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했죠. 아끼고 아껴 낸 보험료 20만원에서 8만원을 사업비로 공제하면서 이에 대한 내용은 중요한 사항이 아니니 설명 의무가 없다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연락을 준 소비자는 10년 전 가입한 저축보험과 관련해 보험사를 상대로 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사업비 미안내 소송 내용’을 들어보니 최소 10년을 내더라도 실제 수익이 거의 없어 배신감을 느낀다는 그 심정을 알 것도 같았다. 같은 보험사의 같은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도 상당수일 것이고 보험사 상당수가 비슷한 약관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비슷한 처지의 보험 소비자가가 한둘이 아니다. 보험 상품 설명 시 보험료에서 사업비를 차감하는 내용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정확한 설명을 듣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긴 하구나 싶었다.

즉시연금 과소지급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즉시연금 가입자에게 최저보증이율에 못 미치는 연금액과 초기 사업비로 떼는 만기보험금 지급재원까지 모두 지급하라고 보험사에 요구했지만 S보험사는 분조위의 결정을 거부, 최저보증이율과 실제 지급액의 차액만 주기로 했다. 향후 법원에서 추가 지급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확정되면 전액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은 하나의 표본이자 판례처럼 자리 잡아 왔지만 업계는 최근 S보험사의 결정을 따라가는 분위기다.

보험사의 주장대로 보험료에서 사업비를 공제하는 것은 보험의 기본원리가 맞다. 하지만 사업비를 뗀다는 그 보험의 기본 원리를 일반 소비자들은 모른다. 사업비를 떼는 것이 그 쉽고 기초적인 보험원리라면 소비자들에게 설명하고 선택권을 줬어야 한다. 보험사야 매번 하는 일이라 이 내용을 이해하겠지만 일반 소비자가 약관도 아닌 사업설명서를 보고 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싶다.

소비자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고객님, 00연금상품 1억원을 보험료로 일시납으로 가입하실 경우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로 600만원이 빠져요. 순보험료 9400만원 중에서 일부를 또 떼서 9350만원이 원금이 됩니다. 일부 뗀 약 50만원은 저희가 10년 동안 열심히 운용수익을 내 나머지 650만원을 맞추는 재원이에요. 고객님의 만기보험금 1억원을 지급하기 위해서죠.”

금융감독원이 소비자보호를 위해 민원인 편에서 소송을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이미 떨어진 보험업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를 올리긴 쉽지 않을 것이다. 사태가 더 악화해 소비자들이 보험업에 완전히 등을 돌리기 전에 보험사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저축성 보험은 보험의 본래 기능인 위험보장 기능보다는 투자 기능을 강화한 상품인 만큼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기 바란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27@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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