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청년백수 힘내라” 태권브이의 유쾌한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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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청년백수 힘내라” 태권브이의 유쾌한 응원
  • 송병형 기자
  • 승인 2018.09.06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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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진 작가의 '단골술집'. 사진=더 트리니티 제공

청년실업이 갈수록 심각한 문제가 돼가고 있다. 좀처럼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실업상태가 길어지면 청년들의 머리에서는 꿈이 사라지고 무기력만이 남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무기력 속에서도 꿈을 찾고, 꿈을 지키려는 작가가 있다. 성태진이다. 오늘은 성태진 작가가 청년백수들에게 보내는 유쾌한 응원 메시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성태진 작가는 어린 시절 내내 TV에서 태권브이의 맹활약을 지켜보며 자랐다. 악당을 물리치는 위풍당당한 모습의 태권브이는 어린 시절 그에게 영웅이었다. 하지만 유년기를 벗어나면서 그의 머리에서 태권브이는 잊혀졌다. 그가 자신의 영웅 태권브이를 다시 떠올린 것은 미대를 졸업하고 미술학원을 열고나서다. 낮에는 그림을 그리고 밤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작가는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가 걱정됐다. 하지만 그는 비관론에 굴복하기 싫었다. 그래서 작가는 태권브이 세대 영웅에 대한 꿈이 사라진 청년 백수의 무기력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기로 했다. 그 결과, 청년백수 태권브이가 탄생했다.

그의 작품 속 태권브이는 운동복을 입고 배가 나온 전형적인 청년백수의 모습이다. 하지만 결코 우울하지 않다. 태권브이는 동네에서 사랑과 우정을 얘기하며 깡소주를 따고, 서로의 아픔을 위로해 주고 기쁨을 나누며 답답한 일상을 버틴다. 그러던 어느 날 태권브이 집 앞에 알록달록 이쁜 구멍이 생긴다. 그 구멍 안으로 들어가자 태권브이는 해적이 되어 비너스를 만나고, 내일 있을 한산도 대첩을 걱정하며 긴 칼 옆에 차고 수루에 홀로 앉아 깊은 시름하시는 이순신 장군이 된다. 말로만 듣던 웜홀이었다. 태권브이와 친구들은 웜홀을 통해 역사 속 사건이나 동서양 신화 속 인물들을 만나 대화하고 그들의 삶을 살기도 하며, 불가능한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오래전에 졸업했던 동창생들을 만나 수학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들과 같이 여행을 하다 보니 한국이 새롭게 다가온다. 옛날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종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작가는 “사람들은 인생은 슬픔이라고 세상은 무서운 곳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슬픔의 인생을 믿지 않는다”며 “난 꿈을 꾸고 믿고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또 “서울 변두리 달동네에는 이런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자신의 꿈을 잃고 무기력에 빠진 청년들에게 그의 작품을 권해주고 싶은 이유다.

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박소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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