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대표연설 '문워킹' 영상으로 시작 '블루하우스 스피커' 설전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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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대표연설 '문워킹' 영상으로 시작 '블루하우스 스피커' 설전으로 끝나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8.09.0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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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말미에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해 "블루하우스(청와대) 스피커"라고 비난하자 문 의장이 쓴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둘러싼 사회적 혼란이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재현됐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마이클 잭슨의 문워킹 영상을 시작으로 해서 문희상 국회의장과의 설전으로 끝날 때까지 여야 간 조롱과 대치로 일관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소득주도성장에 성난 민심을 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대표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이후 신랄한 표현과 영상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소득주도성장을 공격했다.

김 원내대표는 본회의 연설 시작과 함께 대형 스크린에 문워킹 영상을 틀었다. 그러면서 그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가져온 혼란으로 마이클 잭슨의 문워킹처럼 한국 경제가 미끄러지듯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했다. 곧이어 그는 고대 로마 콜로세움에서 벌어진 호랑이 서커스 영상을 띄웠다. 그는 "로마 시민들은 성실히 땀 흘려 일한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 살기보다는 국가가 뿌린 세금으로 방탕하게 살게 된다. 그런 시민들을 위해 정치인들은 콜로세움에서 서커스까지 제공했다"며 "로마는 세금중독으로 인해 망했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의 단어 구사도 신랄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을 '세금중독성장'이라고 부르고, 대국민 '보이스피싱'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나라 경제를 끝판으로 내모는 '소득주도성장 굿판'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했다. 이후 이에 격분한 더불어민주당은 박경미 원내대변인을 통해 김 원내대표의 공격을 그대로 되돌려줬다. 박 원내대변인은 김 원내대표의 '굿판' 표현을 차용해 그의 연설을 정권이 망하기를 바라고 벌이는 '저주의 굿판'이라고 했다. 또 '세금중독'과 '보이스피싱'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논리도 없이 비난으로 일관하는 '반대중독정당' 한국당이야말로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을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의 연설 내내 민주당 의원들이 웃음과 조롱을 이어갔다. 혼란은 연설 막바지에 절정을 이뤘다. 김 원내대표는 막판 자신의 뒤에 자리한 문 의장을 향해 연설문 원고에 없던 말을 꺼냈다. 그는 "엊그제 문 의장이 2018년 정기 국회 개헌 연설을 했다"며 "어떻게 입법부 수장이 블루하우스(청와대)의 스피커를 자처하나"고 했다. 여당 출신 의장이 중립의 본분을 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며 "지금 뭐 하는 짓이냐", "말이야 막걸리냐", "적당히 해라" 등 고성이 오갔다. 반면 김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잘했다"며 악수하고 격려했다. 

이에 문 의장은 "따끔한 충고 잘 들었다"며 그러나 "제 의회 의장 임기 동안 청와대나 정부의 말에 휘둘리는 그런 일이 있으면 제 정치 인생을 몽땅 다 걸겠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의장을 모욕하면 국회의장이 모욕당하는 게 아니라 국회가 모욕당하는 사실을 명심해 달라"며 산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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