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책임한 말한마디에 혼란만 가중된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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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책임한 말한마디에 혼란만 가중된 부동산
  • 이아량 기자
  • 승인 2018.08.28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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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아량 기자] 지난 7월 새 임기를 시작한 서울시장이 발언한 용산·여의도 개발 계획으로 한 달이 안 돼 해당 지역 부동산시장은 크게 달아올랐다.

1년 전부터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책으로 겨우 집값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을 찰나 서울시장의 말 한마디로 시장이 요동친 것이다.

한 달 만에 호가는 1억~2억 뛰었고 용산과 여의도뿐만 아니라 서울 전지역으로 상승세가 번졌다.

이에 더해 서울시장은 낙후된 강북지역 개발을 위해 ‘강북권 우선 투자’ 구상을 발표하면서 오름폭을 더 키웠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3째주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보다 0.37% 상승하면서 상승폭이 7개월 만에 최대로 나타났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서울시의 개발계획에 대해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표했다.

용산개발과 관련해서 국토부 장관은 “대규모 개발 계획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사업이 좌초됐을 때 파급력도 크다”며 “중앙정부와 긴밀히 논의해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의 비 강남권 경전철 사업 구상에 대해서도 “서울시 경전철 사업 재정전환은 국토부의 승인을 얻어야만 진행이 될 수 있다”며 “서울시 계획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장의 발언으로 집값 상승이 이어지자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서울시장은 지난 26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개발계획을 발표 한 달 반 만에 전면 보류했다.

정부도 강북권 4개구를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면서 급한 불끄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집값이 오른 상황에서 나온 투기지역 추가 지정과 개발계획 보류는 과열된 시장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또 가뜩이나 부동산에 높은 관심이 쏠려있는 상황에서 명확히 확정되지도 않은 계획을 시장이 직접 발언하는 것은 다수의 시민을 기만하고 자신의 권력욕만을 내세우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도 지배적이다.

일관되지 않은 서울시의 개발계획을 두고 서울시민들은 비단 부동산 정책뿐만 아니라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평소 장기적인 계획과 대책 없이 소홀히 여기지는 않는지 의구심이 더해지고 있다.

시민을 위한 발전된 정책과 진정 어린 행동 없이 무책임한 말 한마디에 의해 다수의 시민과 시장이 혼란에 빠지는 일이 또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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